10년새 31% 줄어 1천87명…내년 1천명 밑돌 수도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현대경제신문>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현대경제신문>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가 과거 브로커리지 수익에서 IB(투자은행)쪽으로 바뀌면서 내년에도 조직개편과 함께 애널리스트 인력이 감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업계 내에 일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 57곳에 등록된 애널리스트는 총 1천87명을 기록했다. 자본시장법 도입 후 최대치였던 지난 2010년 1천575명에 비해 10년새 31%나 줄었다.

과거 애널리스트는 증권사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증권사 내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망의 직업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국내 증시 부진으로 인해 애널리스트의 보고서 수요와 연결되는 브로커리지 수익이 지속적으로 감소됐고 기관투자 운용 자금도 줄었다. 이로 인해 주식형 펀드 규모가 한창 흥하던 시절에 비해 현재 규모가 절반 이상 줄어 기존 주식 개별 종목에 대한 분석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IB를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개편하고 있고 내년에도 더 강화할 계획이다. 결국 애널리스트의 자리는 상대적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이 잇달아 퇴사하면서 지난해 말 14명에서 올해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5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서치센터 산하 법인영업과 자산관리(WM) 부문 중 법인영업에 속해 있던 애널리스트가 모두 퇴사해 법인영업 부문의 업무는 중단된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120여명 중 약 20명의 인력을 올 연말을 전후해 타 부서로 전보 조치하는 방식으로 줄일 방침이다. 

일부 증권사의 올 연말 애널리스트 인원 감축은 내년에 다른 증권사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증권업계의 수익구조가 작년부터 크게 바뀌면서 대다수 증권사들이 애널리스트 인원을 줄이거나 다른 부서로 옮기는 분위기다”면서도 “해외주식거래가 4년 연속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애널리스트에 대한 구조조정은 시기상조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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