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몰려 상품 대부분 품절 상태…아쉬움 표시하는 고객도

서울 중구 명동1가에 있는 삐에로쑈핑 명동점 내부. 이번달 31일 폐점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성현 기자>
서울 중구 명동1가에 있는 삐에로쑈핑 명동점 내부. 이번달 31일 폐점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성현 기자>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이번달 말 폐점을 앞둔 삐에로쑈핑 명동점. 23일 방문한 이 매장은 시장통이었다.

최대 70%에 이르는 점포정리 세일을 하는 통에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많은 고객들로 매장이 붐볐다. 워낙 많은 고객들이 몰리는 터에 상품 진열대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

삐에로쑈핑 명동점의 점포정리는 이마트의 사업재편 영향이다.

이마트는 지난 20일 사업을 대대적으로 재편한다고 발표했다. 삐에로쑈핑을 포함한 전문점을 줄이고 핵심사업인 대형마트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내용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문점 사업의 적자 규모가 연간 900억원 가량으로 지금이 수익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 일부 전문점은 영업을 종료하고 점포별로도 효율이 낮은 곳은 폐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삐에로쑈핑은 이마트가 지난해 8월 1호점을 연 잡화점이다. 시중에서 보기 힘든 이색상품들을 판매하는 콘셉트로 일본의 돈키호테와 비슷한 형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챙겨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1호점이 문을 열었고 명동점은 지난해 12월 오픈했다. 이마트는 명동 중심가인 명동예술극장 옆에서 운영하던 부츠 매장을 리뉴얼해 이 매장을 열었다. 매장 규모는 지상 1~4층에 영업면적 1천25㎡ 크기다.

이마트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매장을 꾸몄다. 중국어와 영어, 일본어가 가능한 인력 20여명을 채용하고 주요 공지사항을 외국어로 방송했다.

서울 중구 명동1가에 있는 삐에로쑈핑 명동점 내부. 이번달 31일 폐점을 앞두고 점포 정리 세일이 실시돼 대부분의 상품이 품절돼 있다. <사진=성현 기자>
서울 중구 명동1가에 있는 삐에로쑈핑 명동점 내부. 이번달 31일 폐점을 앞두고 점포 정리 세일이 실시돼 대부분의 상품이 품절돼 있다. <사진=성현 기자>

이날 방문한 명동점에서는 폐점에 아쉬움을 표시하는 고객들의 목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연인과 함께 매장을 방문한 한 여성고객은 “특이한 걸 많이 팔아 좋았는데...”라며 아쉬워했고 부모와 함께 매장을 찾을 어린이 고객은 “엄마 이거 사줘, 나 이거 갖고 싶어”라고 말했다.

다만 대규모 할인행사 덕에 남아있는 상품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이 품절 상태였다.

2층과 3층에는 상품 없이 텅 빈 진열대가 많았으며 미용용품이나 의류, 식음료, 잡화 일부만 남아있었다.

빈 판매대에 채워지는 제품은 음료수와 건강기능식품 뿐이었다. 1층에 있는 고가의 명품시계, 가방, 양주만 구색을 갖추고 있었고 인테리어소품과 스포츠용품, 파티용품, 성인용품 등을 팔던 4층에는 아예 성인용품만 남아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폐점을 앞둔 곳 중이라 그런지 매장 정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상품은 고객들이 이곳저곳에 옮겨놓은 상태 그대로 방치돼 있었고 바닥에 널 부러진 상태로 있는 제품도 많았다. 심지어 먹다가 버린 음료수가 상품 진열대에 그대로 올려져 있기까지 했다.

폐점을 앞둔 점포의 일반적인 모습 그대로였다.

직원 조차 어떤 상품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힘든 지경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높은 임차료 등으로 수익확보가 쉽지 않은 전문점의 경우 과감한 사업조정이 경영효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명동1가에 있는 삐에로쑈핑 명동점 내부. 점포정리 세일로 많은 고객들이 몰리다 보니 매장이 정리가 제대로 되지 못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 <사진=성현 기자>
서울 중구 명동1가에 있는 삐에로쑈핑 명동점 내부. 점포정리 세일로 많은 고객들이 몰리다 보니 매장이 정리가 제대로 되지 못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 <사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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