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표 공격적 경영, 업계 우려 속 실적으로 증명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메리츠화재가 2015년 김용범 부회장(사진) 취임 이후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이고 장기인보험에 집중하는 등 체질개선을 통해 올해 돋보이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손해율 상승으로 인해 국내 손보사들의 실적이 급감한 가운데 메리츠화재 홀로 당기순익과 각종 지표들이 좋아지면서 김 대표 부임 당시 일었던 업계 우려도 불식시키고 있다.

23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한 2천127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로 인해 전년동기 대비 삼성화재는 35.1%, DB손보 27.2%, 현대해상 33.9%, KB손보 10.3% 누적 순익이 감소했지만 메리츠화재는 장기 인보험에 집중하며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했다.

장기 인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이 3년 이상으로 상해·질병 등 사람의 신체나 생명에 관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이며 암, 치매, 어린이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보험사들이 사업비용절감을 위해 설계사 수를 줄이고 있는 반면 메리츠화재는 높은 성과보수체계를 통해 설계사 비중을 높이면서 장기 인보험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장기 인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설계사에게 건별 1천100%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수수료는 손해보험사 자율로 메리츠화재는 2016년부터 현 수수료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파격적인 보수로 많은 설계사들이 메리츠화재로 모이면서 전속 설계사 수는 지난 8월 말 기준 2만1천480명으로 상위사인 삼성화재(1만8천549명), DB손해보험(1만5천177명), 현대해상(1만1천294명)을 넘어 업계 1위다.

이로 인해 올해 3분기까지 메리츠화재의 보험료 수입은 5조8천8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9% 증가했고 특히 장기 인보험 신계약 매출은 올해 상반기 기준 1천245억원으로 40.5% 급증했다.

지난달에는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장기 인보험 신계약 매출이 각각 1천563억1천200만원, 1천542억9천만원을 기록해 양사의 격차가 20억원 수준으로 좁혀지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용범 대표 취임 이후 메리츠화재가 손보업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서도 저축성 보험보다 보장성 보험을 판매하는 것이 보험사에게 유리한 만큼 내년에도 메리츠화재의 장기인보험 매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늘어나는 사업비는 메리츠화재에도 고민이다. 보험사는 신계약이 늘면 사업비를 상각해야하는 구조다. 메리츠화재도 공격적인 영업으로 장기 인보험 신계약이 급격히 늘어난 만큼 사업비가 부담될 수밖에 없다. 메리츠화재의 3분기 기준 사업비율은 30.1%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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