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북스/ 박경리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그동안 성녀와 마녀의 대립 및 마녀에 대한 징벌이라는 권선징악적 서사로 읽히거나, 결말 부분의 하란의 반란을 거론하면서 전후의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해체하는 전복적 읽기의 서사로 평가되어 왔다.

하란과 형숙은 안과 밖을 대변하듯 현모양처와 성악가로 대비되어 있다.

하란은 집에서 가족을 돌보는 현모양처로, 형숙은 밖에서 독주회를 여는 성악가로 활동 중이다.

하란은 집에 있는 천사 이미지로, 형숙은 모든 것을 파괴하는 악마 이미지로 치장되어 있다. 특히 형숙은 실제로 행동한 내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요부·마녀로 덧씌워진다.

마치 독자에게 편견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지게까지 한다. 하란과 형숙은 마지막 장 이전까지 운명이라는 올가미에 씌워진 채 이러한 이분법적 대립구도 속에서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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