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황유 급락, 수요 측면 큰 변동 없어

SK에너지가 약 1조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VRDS 공사 현장 모습 <사진=SK에너지>
SK에너지가 약 1조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VRDS 공사 현장 모습 <사진=SK에너지>

[현대경제신문 이태헌 기자] 내년 IMO규제 강화에 따라 고부가가치 상품인 저유황유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되나, 정작 업계 내부적으로는 전체 수익성에 있어선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유업계는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중국 정유공장 가동률이 연중 최대 수준을 유지한 것은 물론 미국 정유사들의 셰일오일 증산에 따른 공급증가로 가격하방압력이 상당했고, IMO규제 강화에 대비 선사들의 고유황유(벙커C유) 재고분이 감소 가격이 전반적으로 폭락한 탓이다.

이같은 여파로 지난 달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18년만에 처음 배럴당 –0.9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달 첫째 주 역시 0.2달러선에 머물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의 일반적인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3~4달러 수준이다.

고유황유를 대체할 저유황유의 수익성 향상은 지지부진했다.

지난 달 벙커c유 가격은 배럴당 약 38달러로 석 달 전(72달러) 대비 50% 가까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약 79달러였던 저유황유 가격은 76달러로 상승하기는 커녕 소폭 하락했다. .

규제 강화에 대비 대대적인 설비 투자를 국내 업체들이 단행했으나 아직까지 만족스런 수익성 향상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저유황유 수요가 늘 것이라 하지만 결국 고유황유 수요가 저유황유로 넘어가는 것 뿐"이라며 "업계 실적 개선을 위해선 저유황유 수익성이 조속히 향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국내 정유업계의 경쟁국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설비시설 고도화율이 이들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올초 기준 국내 정유사들의 고도화율은 현대오일뱅크 40.6%, GS칼텍스 34.3%, 에쓰오일 33.8%, SK이노베이션 29%였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