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427억원 손실...23개중 11개사 역성장
보험연구원 “유동성 관리 강화하고 보수적으로 자산 운용해야”

생명보험산업 보험영업현금흐름<자료=보험연구원>
생명보험산업 보험영업현금흐름<자료=보험연구원>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2016년 이후 생명보험산업의 보험영업현금흐름이 급감하면서 올 상반기 생명보험업계가 보험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지출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준비금이 감소할 경우 자산도 감소하므로 보험영업현금흐름이 악화되는 생명보험회사는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자산을 더욱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8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생명보험회사 보험영업현금흐름 감소와 시사점'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증가세이던 생보산업의 보험영업현금흐름은 2016년 이후 빠르게 감소해 올해 상반기 427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보험영업현금흐름은 수입보험료에서 지급보험금과 사업비를 차감한 금액이다. 보험영업현금흐름의 감소 원인은 수입보험료가 감소하고 있으나 지급보험금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부터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역성장하고 있다. 수입보험료는 지난 2016년 119조8천억원에서 2017년 114조원, 2018년 110조원으로 각각 4.9%, 2.7% 감소했다. 반면 지급보험금은 2017년, 2018년 각각 10.8%, 8.4% 증가했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가 감소하는 것은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증가하고 있지만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가 더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일반계정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는 2017년, 2018년에 각각 12.4%, 13.5% 감소했으며 2020년까지 계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회사 중 보험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회사는 2016년 2개사, 2017년 3개사, 2018년 5개사에서 2019년 상반기 11개사로 크게 늘었다.

특히 보험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11개사는 2019년 6월 말 책임준비금 대비 잉여금 비율은 모두 10% 미만으로 금리리스크 부담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책임준비금 대비 부채적정성평가(LAT) 잉여금 비율이 낮을수록 금리하락 시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생명보험산업의 보험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금리리스크 부담이 높은 생명보험회사들이 저축성보험 공급을 전략적으로 줄인 결과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현재 금리리스크 부담이 높은 생명보험회사들이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에 대응해 저축성보험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올 상반기 보험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11개 회사 중 4개 회사는 2019년 상반기에 책임준비금이 감소했다. 보험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것은 해당기간 보험영업을 통해 얻은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책임준비금의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책임준비금이 감소한 4개 회사 중 1개사는 2016년부터, 다른 1개사는 2018년부터 책임준비금이 연속적으로 감소했다.

조 연구위원은 “책임준비금이 감소할 경우 자산도 감소하므로 보험영업현금흐름이 악화되는 생명보험회사는 유동성관리를 강화하고 자산을 더욱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산이 감소세로 전환될 경우 유동성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자산 듀레이션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특히 보험영업현금흐름이 악화되는 회사의 경우 당기순이익 관리를 위해 고금리 채권을 매각하는 것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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