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본점에 갤러리아백화점·세포라 매장 오픈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롯데백화점이 본점에 경쟁사 매장을 연이어 연다.
롯데백화점은 이번달 중순 서울 중구 을지로1가 본점에 이탈리아 정장브랜드 ‘스테파노리치’의 국내 2호점을 오픈한다.
스테파노리치는 갤러리아백화점이 국내에 단독으로 유통하는 브랜드다. 지난 2008년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본점에 1호점을 열었다. 오픈 이후 매출이 연평균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애용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스테파노리치 1호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40%에 달하고 중국 VIP고객층에서 마니아가 형성돼 있다”며 “외국 부호들의 높은 브랜드 로열티로 관광객들이 많은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테파노리치는 특히 갤러리아백화점이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롯데백화점 입장에서는 경쟁사의 신사업 기회를 본점에 열어준 셈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국내에 없는 브랜드를 해외에서 구입하고 사용한 고객 중 그 브랜드에 만족하고 재구매하려는 고객들을 위해 매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앞선 이번달 2일에는 세포라의 국내 2호점을 본점에 열었다. 세포라는 세계 1위 뷰티 편집숍이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에 속해 있으며 중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35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세포라 관계자는 “중국인 고객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롯데백화점과의 파트너십으로 명동 상권 주 타깃을 겨냥한 마케팅을 전개해 디올과 랑콤, 에스티로더, 겐조키 등으로 중국인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뷰티 편집숍은 롯데백화점이 속한 롯데쇼핑의 또다른 사업부문인 롭스가 영위하는 분야다. 롯데백화점 본점에도 이미 롭스 매장이 있다. 롭스 입장에서는 한 건물, 그것도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세계 1위 브랜드와 경쟁하게 된 것이다.
반면 롯데백화점은 롭스와 세포라의 고객층이 다르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세포라는 해외 뷰티브랜드를 판매하는 곳”이라며 “롭스를 비롯한 올리브영, 랄라블라 같은 국내 H&B 브랜드는 젊은층을 겨냥한 매장이라면 세포라는 (스테파노리치와 같이) 해외 브랜드를 원하는 또다른 고객층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지난 9월 발표한 혁신방안 중 하나로 매장 혁신을 발표했다.
당시 롯데백화점은 본점 오픈 4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혁신에 나서겠다며 매장도 체험·프리미엄형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백화점 1층을 단순판매공간이 아닌 문화·식음료(F&B) 등이 가미된 복합쇼핑공간으로 꾸미고 본점을 포함한 주요 점포는 프리미엄 매장으로 개편한다는 게 핵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