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CCR4 면역항암제 도입 계약…700억 규모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한미약품이 미국 유망 바이오기업의 면역항암제를 공동개발한다.

한미약품은 미국 바이오기업 랩트 테라퓨틱스(RAPT Therapeutics)와 임상 단계에 있는 면역항암제 'FLX475'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FLX475는 세계 최초의 CCR4(C-C motif chemokine receptor 4) 경구용 면역항암제다.

암 치료 역할하는 활성화 T세포 기능을 강화하는 기존 면역항암제와 달리 면역을 억제하는 조절 T세포와 CCR4를 타깃으로 한다. 자체적인 세포 독성을 갖지 않으면서도 조절 T세포 이동에만 관여해 약효·안전성이 모두 매우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CCR4는 면역항암 효과를 억제하는 조절 T세포의 종양 내 이동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림프종·조절 T세포에서 과발현이 보고돼 면역항암 치료제 개발 타깃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랩트에 초기 계약금 약 48억(400만달러)와 향후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 약 644억(5천400만달러)를 지급하며 상용화에 따른 이익을 분배하게 된다.

또 이번 계약으로 FLX475 상용화 시 한국과 중국(대만·홍콩 포함)에서 독점권을 확보한다.

랩트는 지난 201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면역항암제 전문 바이오텍이다.

현재 다수의 경구용 면역항암제와 염증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인 나스닥 상장(NASDAQ:RAPT) 기업으로 지난해에는 제약·바이오 분야 글로벌 미디어인 피어스바이오텍이 매년 전세계 유망 바이오기업 15곳을 선별해 발표하는 Fierce15에 선정되기도 했다.

랩트는 현재 고형암 대상 글로벌 임상1/2상 단일 요법·펨브롤리주맙(성분명 키트루다)과의 병용요법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임상2상의 일부 결과는 내년 상반기 중 확인 가능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한국과 중국에서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FLX475 임상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FLX475 임상 개발을 진행할 방영주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FLX475는 위암과 비소세포폐암· 삼중음성 유방암·두경부암 등을 타깃으로 한다”며 “특히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국가인 만큼 치료제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혁신적이고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웡(Brian Wong) 랩트 CEO는 “한미약품과의 계약을 통해 아시아 시장과 한국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며 “한미약품은 R&D 능력과 임상경험이 풍부할 뿐 아니라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탄탄한 네트워크와 실행력·효율성을 갖추고 있어 최적의 파트너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자사는 혁신적 면역항암제 포트폴리오 개발·확장에 힘쓰고 있다”며 “암 환자들의 건강과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빠른 임상 진전·상용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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