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실적 반등·위기관리 능력 재평가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삼성전자 연말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져 온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거취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연말인사에서 김기남 DS부문장 부회장과 김현석 CE부문장 사장 유임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고동진 사장에 대해선 아직까지 교체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이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임에도 고 사장 취임 후 실적 부진이 장기간 지속, 그룹 경영진 측에서 교체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고동진 사장은 2017년 10월 IM부문장에 올랐고 이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1% 감소한 10조1천7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출하량 또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3억대 이하로 주저 앉았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삼성전자 실적 부진은 계속됐다. 야심작이던 ‘갤럭시S10’는 판매 부진에 빠졌고 연초 선보일 예정된 폴더블폰은 기기결합이 발견되며 출시가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지난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한 2조2천700억원에 그쳤다.  

다만 올 하반기 이후 삼성전자 IM 사업부의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 등은 고 사장 유임 가능성에 무게감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 초 라인업을 재편한 삼성전자의 중저가폰 ‘갤럭시A 시리즈’는 유럽 및 인도 등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호조세를 이어가고 있고, 8월 출시한 ‘갤럭시 노트10’ 또한 판매세가 나쁘지 않다. 

이에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은 직전 분기 대비 87%,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2조9천200억원을 달성했다. 또한 이 기간 삼성전자는 전세계 71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10월 시장에 선보인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의 혁신성에 대해 시장 호평이 쏟아지고 있고 여타 제품군의 판매 흐름도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4분기 실적 전망 또한 긍정적이다. 

고동진 사장이 일본의 수출규제 속 폴더블폰의 핵심 소재인 ‘폴리이미드(PI) 필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냈다는 점에서 그의 위기관리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울러 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 오너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고 사장 연임 결정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 더해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 등 사법 리스크가 상존, 그룹 차원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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