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이어진 형제경영 종식
재무건전성& 수익성 개선 과제

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오른쪽), 정몽익 KCC 대표이사 사장(왼쪽)
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오른쪽), 정몽익 KCC 대표이사 사장(왼쪽)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KCC그룹 형제경영이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내년부터 KCC·KCC글라스(KCG)·KCC건설에 대한 독립경영이 실시될 예정으로, 예고된 수순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형제간 지분정리 등을 고려할 때 계열분리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 따르면 2005년부터 이어져 온 KCC그룹의 오너 2세 형제경영이 이달 막을 내린다.

지난달 13일 KCC그룹은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유리와 홈씨씨인테리어, 바닥재 사업부문을 신설법인인 KCG로 분리하는 안건을 최종 통과시켰다. 분할기일은 내년 1월 1일이며, 분할비율은 순자산비율에 따라 KCC 0.84 대 KCG 0.16로 정해졌다.

KCC는 사업 전문성 확보 및 경영 효율성 강화를 분할 이유로 밝혔고, 업계에선 형제경영 종식이자 독립경영의 시작 선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정상영 KCC 명예회장 장남인 정몽진 회장이 KCC를 차남인 정몽익 KCC 사장은 신설 KCG를 책임지게 된다. 삼남인 정몽열 KCC건설 사장은 기존처럼 KCC 산하에서 KCC건설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독립경영 시작과 별개로 계열분리까진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KCC 지분율은 정몽진 회장 18.3%, 정몽익 사장 8.8%, 정몽열 사장 5.3%, 정상영 명예회장 5.05%로 이는 KCG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기업 분할 후로도 KCG 최대주주는 정몽진 회장이란 것으로 정몽익 사장 또한 분할 후 KCC 이사직을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계열분리 목적의 정몽진-정몽익 형제간 KCG-KCC 지분 맞교환 또는 정몽익 사장 주도 KCG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한편 기업 분할에 따라 KCC의 재무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올해 세계 3대 실리콘 기업 중 하나인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즈를 약 30억 달러(한화 약 3조3천억원)에 인수하며 재무부담이 크게 증가한 상태에서, 현재 55.6%인 부채비율이 분할 후 79%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신생 KCG에 대해선 미래 수익성에 대한 걱정이 적지 않다. KCC 대비 안정적 재무구조(부채 17.1%, 채무의존도 0.9%)에서 출발하게 됐으나, 주력인 유리사업 수익성이 지난해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이를 대신한 신성장 동력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KCC 유리부문 매출은 2017년 5천487억원에서 지난해 5천277억원으로 4% 감소했고, 영업이익 감소세는 이보다 큰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업계 관계자 또한 “현재 KCC의 본업이 건설사의 수주 감소와 자동차 업체의 판매 감소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실리콘 사업을 확장하는 KCC와 달리 KCG는 본업만 가지고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에 정몽익 사장이 어떻게 어려움을 돌파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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