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뒤늦게 대책마련…리스크 관리·감독 등 가이드라인 마련 계획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부동산펀드 셀다운(재매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어 부실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은 증권사들이 해당 펀드 투자에 수십조원을 쏟아부은 후에야 뒤늦게 부실 가능성을 인지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1~11월 해외부동산펀드 투자액은 51조7천467억원(이달 21일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37조3천272억원)에 비해 38.6%(14조4천195억원) 증가했다.

해외부동산펀드 투자 규모가 단기간에 급격히 늘어나면서 투자업계 내에선 재매각 실패에 따른 부실운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이미 현실로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프랑스 라데팡스 지역에 위치한 CBX타워의 지분 2천800억여원 중 800억원 가량을 재매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증권 역시 프랑스 크리스털파크빌딩 지분 약 3천700억원을 재매각하기 위해 나섰지만 이 중 1천억원정도를 처분하지 못했다.

미래에셋대우도 라데팡스 지역에 1조1천억원을 들여 인수한 마중가 타워를 인수 후 3개월 안에 재매각 하려고 했으나 당초 일정과 달리 계속 지연되고 있다.

현재까지 팔지 못한 물량은 프랑스에서만 6천억원, 해외 전체로 보면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해외부동산투자에 대한 부실 우려가 커지가 금융당국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금감원은 해외 대체투자 관련 리스크관리 감독, 건전성 규제 등을 강화하고 고위험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투자 제한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해 대체투자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부동산펀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기존 24%에서 60%로 상향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종합금융투자사의 부동산 대출 관련 기업신용공여 범위를 재검토하고 유동성에 대해서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며 “내년 중 개선안이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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