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빨간불, 매장 수도 줄어
해외 시장 공략, 신 채널 확장 도모

[현대경제신문 주샛별 기자] 국내 화장품 단일 로드숍이 변화하고 있다.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과 함께 새로운 유통 채널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도전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 장담하긴 어려우나, 로드샵 업황이 현재보다 더 나빠질 것도 없다고 볼 때 긍정적인 결실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편집자주]  

국내 화장품 로드숍이 빠르게 변화 중이다. 과거 화장품 로드샵은 K뷰티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불리며 한국 방문시 필수 탐방 코스로 여겨지는 등 호황을 누렸으나, 최근 몇년 사이 업계 내 위상은 크게 추락했다. 

'올리브영'으로 대표되는 편집숍과 오프라인 경쟁에서 밀린 것은 물론, 화장품 유통 구조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며 자연스레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화장품 로드숍의 매출 감소 및 매장 수 축소를 통해 여실히 나타난다.

매출 감소, 매장 수도 줄어

화장품 로드숍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8천110억원에서 2017년 2조290억원, 2018년 1조7천억원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국내 대표 뷰티 전문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샵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부터 실적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이니스프리는 매출 1천301억원을 기록, 작년 동기대비 10%가 줄었다. 영업이익 또한 46%가 감소한 79억원에 그쳤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 시스템에 등록된 이니스프리 전국 가맹점 수 역시 지난해 1천47개에서 올해는 97개가 감소한 950개로 집계됐다.

 
 

에뛰드하우스도 실적 하락세가 이어졌다. 3분기 에뛰드하우스는 매출 39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수치다. 매장 수 역시 2016년 534개에서 올해 285개로 절반에 가까운 249개가 3년새 사라졌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세포라와 시코르 포함, 여러 H&B스토어들이 시장에 신규 등장, 경쟁이 심화되며 아모레 뿐만 아니라 국내 대부분 로드숍 실적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토니모리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41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2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600개가 넘던 가맹점 수도 지난해 말 595개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85개가 더 줄어든 510개로 집계됐다.

네이처리퍼블릭도 예외는 아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가맹점 매장 수는 2016년 768개, 2017년 701개, 2018년 629개로 올해는 570개로 줄었다.

지속적인 매장 수 축소에 대해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고 기존 주요 점포 매출은 철저히 관리해 사업 안정화에 힘쓰고 온라인 쇼핑몰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해외 사업 확대, 신 유통채널 확보 나서

총체적 위기에 내몰린 화장품 로드샵들은 최근 들어 해외 신시장 개척 및 다양한 유통 채널 발굴과 확보를 통해 경영 부진 탈피를 도모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아시아와 북미에 이어 호주와 캐나다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유럽 최대 인구수를 자랑하는 러시아에 진출했다.

지난 21일 러시아 3대 뷰티숍 중 하나인 리브 고쉬 오프라인 매장 3곳에 이니스프리를 입점시킨 것으로 리브 고쉬는 300여개 브랜드가 입점한 대형 화장품 편집숍으로 러시아 대표 화장품 유통사로도 알려져 있다.

다음달 이니스프리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각각 4개 매장에 입점, 고객 반응 확인 후 러시아 전역의 리브 고쉬 매장 50여 곳에 추가 입점할 계획까지 세워둔 상태다. .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러시아는 이니스프리에게 새롭고도 중요한 시장 중 하나이며 이번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러시아 전역의 고객들이 이니스프리 제품을 체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미샤 2호점 전경 <사진=에이블씨엔씨>
우크라이나 미샤 2호점 전경 <사진=에이블씨엔씨>

브랜드 미샤를 보유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에서도 지난 1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오션 플라자 몰에 미샤 2호점을 오픈했다. 오션 플라자 몰은 아쿠아리움과 극장, 레스토랑 등이 위치한 대형 쇼핑몰이다.

앞서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2016년 우크라이나 첫 진출, 온라인 마켓과 화장품 멀티브랜드숍 아이에스이아이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올해 2월 미샤 1호 매장을 키예프 라비나 몰에 열었다.

신보윤 에이블씨엔씨 해외영업팀 이사는 “우크라이나는 케이팝 등으로 한국의 국가 이미지는 좋은 반면 정식 진출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많지 않고 브랜드의 인지도도 높지 않은 편”이며 “유통 확대에 주력해 시장을 선점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해로즈 백화점. <사진=해로즈 웹사이트>
영국 해로즈 백화점. <사진=해로즈 웹사이트>

토니모리의 경우 지난 9월 영국의 대표 H&B스토어인 부츠와 해로즈 백화점, 프랑스 대형 유통채널인 모노프리 입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영국에 4천여개의 매장을 가진 부츠에 입점해 이중 25개 매장에는 스킨케어 제품을 여타 400개 매장에서는 마스크를 판매 중이며, 해로즈 백화점에서는 ‘팬더의 꿈 아이패치’를 비롯한 13개 제품을 출시했고 연말까지 20여개 품목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프랑스에 670여개의 체인망을 보유하고 있는 모노프리에서는 내년 3월까지 300개의 모노프리 대형 플래그십 매장에 입점하는 것을 목표로 바이탈 비타 라인을 포함한 10개 품목을 판매 중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올해 영국과 프랑스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유럽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펼칠 계획”이며 “차후 다양한 형태로 시장 내 영역을 확장하여 토니모리는 물론 K-뷰티의 우수성을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네이쳐리퍼블릭도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코인백화점과 협약을 맺고 로마와 밀라노, 토리노, 바리 등에 있는 코인백화점 매장 4곳에 입점했다. 100년 역사를 가진 코인백화점은 이탈리아 최대 백화점 체인이기도 하다.

화장품 로드샵의 빈번해진 해외 시장 진출 관련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국내 로드숍의 내년 전망은 세포라 국내 진출 등 여러 가지 상황들로 인해 올해보다 더 안 좋아 질수 있다"며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적극적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더불어 지속적인 품질 개선 및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통해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 활로를 찾는 노력이 계속되야 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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