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액셀러레이터·인큐베이터 역할 ‘톡톡’
우수 인재 매칭·직접 투자·글로벌 진출 지원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금융지주들이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열심이다.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금융사 자체 플랫폼을 강화할 수 있는 데다가 투자 수익· 이미지 제고 등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원방식도 다양해졌다. 핀테크랩 운영으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직접 투자, 우수 인재 매칭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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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108건의 업무제휴·266억원 투자

KB금융그룹은 지난 2015년 3월 국내 금융기관 가운데 최초로 핀테크랩 ‘KB이노베이션 허브’을 설립했다. 핀테크랩은 핀테크 기업의 아이디어가 상용화되기 전까지 사무공간, 경영컨설팅, 투자 등을 지원한다.

KB금융그룹은 2017년에는 핀테크랩 최초로 공유오피스 기반의 스타트업 전용 공간을 마련했으며, 지난해에는 우수 기술 스타트업 발굴과 자문 제공을 위해 HUB파트너스라는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력관계도 구축했다.

KB금융그룹은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75개 KB스타터스를 발굴해 이 중 39개사와 108건의 비즈니스 협업을 진행했으며, 23개사에 266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에 선정된 레이니스트, 핀다, 페이콕, 페이민트, 지속가능발전소, 공감랩을 육성기업으로 지원했다.

규제샌드박스 위탁테스트 제도 전체 18건 중 12건을 진행해 페이민트, 에잇바이트와 상용화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혁신금융 스타트업과의 협업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2020년 KB이노베이션허브는 스타트업 육성과 협업을 위한 공간을 확대할 예정이다”며 “글로벌 스타트업 스케일업 지원 역량을 강화해 KB금융그룹과 협력관계에 있는 혁신금융 스타트업이 해외진출을 통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한퓨처스랩 데모데이’에 참석한 최훈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 은행장(왼쪽 두번째부터)이 스타트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신한퓨처스랩 데모데이’에 참석한 최훈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 은행장(왼쪽 두번째부터)이 스타트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 스타트업 일자리 창출 앞장

신한금융그룹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5년 5월 1기를 출범한 이후 최근 5기까지 총 122개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까지 직접 투자한 금액은 총 169억원 규모에 이른다.

지난 14일에는 신한퓨처스랩 5기 스타트업의 사업모델을 발표하는 데모데이 행사와 스타트업과 우수 인재 매칭을 통해 기업의 성장 및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제2회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를 동시에 진행했다.

250억 규모의 신한퓨처스랩 펀드와 3천억 규모 신한금융그룹 창업벤처펀드, 200억규모 신한·SK그룹 사회적기업 펀드 등 다양한 투자재원을 활용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신한퓨처스랩은 12월까지 6기 스타트업을 모집할 예정이며, 2020년부터는 더 많은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기 위해 육성프로그램을 연간 2회로 운영할 계획이다.

신한퓨처스랩 6기는 핀테크뿐만 아니라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통신, 유통, 뷰티, 커머스 컨텐츠 등 신한퓨처스랩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의 스타트업을 모집할 계획이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업 외에도 플러그 앤 플레이(Plug and Play)와 함께 싱가포르, 일본, 미국 진출에 비전을 가진 기업도 별도 선발할 예정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금융은 앞으로도 혁신금융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국내외 파트너 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며 “이를 통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스케일업 등 상생의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열린 출범식에서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앞줄 왼쪽 네번째)과 성기홍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대표(앞줄 왼쪽 다섯번째)이 입주업체 관계자 및 참석한 내외빈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EB하나은행>
지난 20일 열린 출범식에서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앞줄 왼쪽 네번째)과 성기홍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대표(앞줄 왼쪽 다섯번째)이 입주업체 관계자 및 참석한 내외빈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 성장주기 맞춰 스타트업 지원

KEB하나은행은 핀테크 스타트업 멘토링 센터 ‘1Q 애자일 랩(Agile Lab)’에 집중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0일 을지로 본점에서 국내 스타트업 11곳과 혁신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스타트업 발굴·협업·육성 프로그램인 ‘1Q 애자일 랩 9기’를 공식 출범했다.

‘1Q 애자일 랩’은 KEB하나은행이 지난 2015년 6월 설립한 이후 이번 9기까지 총 76개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했다.

애자일 랩 선정 스타트업에는 개별 사무공간이 제공되고, 하나금융그룹 현업 부서들과 사업화 협업, 경영 및 세무 컨설팅, 외부 전문가 상담 지원, 초기 단계 시드 직접 투자를 포함한 다양한 직·간접투자 등 광범위한 지원을 받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1Q Agile Lab’ 넥스트(NEXT) 전략도 발표하고 향후 스타트업 성장 주기별 투자 확대를 위한 전방위적 지원체계 구축, 외부 협업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 기존 지원 체계를 강화, 하나금융그룹의 24개국 199개 네트워크 및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를 활용한 스타트업의 맞춤형 글로벌 시장 진출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금융, 혁신금융추진위원회 운영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5월 창업·벤처·중소기업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혁신금융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우리금융그룹 혁신금융추진위원회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위원장을 맡고 그룹사 CEO들이 위원으로 참여해 그룹 차원의 혁신금융을 이끌고 있다. 혁신금융추진위원회 산하에는 여신지원, 여신제도개선, 투자지원, 핀테크지원의 4개 추진단을 구성해 전문분야별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투자지원과 관련해 우리금융그룹은 9월 말 기준 1천840억을 지원해 연내 목표를 100%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부터 은행권 최초로 혁신창업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를 시행했고, 올해도 상하반기 투자 대상 업체 공모제를 통해 선발된 20개 유망 기술력 보유 업체에 총 190억원을 지원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일부 자회사들과 거래기업이 함께 직접 조성한 1천억원 규모의 혁신성장 모펀드를 통해 약 1조원 규모의 하위펀드를 조성해 혁신성장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정부주도 펀드 간접투자에서도 지난 9월까지 650억원을 지원했고, 지속적인 펀드 출자로 연말까지 1천억원 목표를 달성할 예정이다.

‘핀테크지원’ 부문에서 우리금융그룹은 핀테크산업 활성화와 신남방국가 핀테크 로드(ROAD) 개설에 앞장서 지난달 24일 베트남 현지에 ‘디노랩 베트남’을 출범시키며 국내 핀테크기업들의 동남아시장 진출 지원을 본격화했다.

향후 그룹 DT(Digital Transformation)를 가속화 해 오픈뱅킹 시행과 함께 핀테크 업체들과 다양한 혁신서비스도 시도할 계획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혁신성장기업에 대한 투자와 여신 지원은 그룹의 미래성장 동력으로서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이를 그룹 경영 전반으로 확대해 혁신금융 선도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업계 전반에 스타트업 육성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신기술을 가진 기업들과의 제휴 확대가 서비스의 양과 질 향상과 금융사의 디지털 전환에도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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