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 글로벌 수요 감소 직격탄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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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반도체 업황 불황,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등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 제조업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국내 주요 대기업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19일 업계 따르면 10대 그룹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대기업집단 전문 데이터서비스 인포빅스가 분석한 금융사 제외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 90곳의 3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6조1천62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5조2천862억원) 대비 75.63% 하락했다. 1~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27조4천600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71조1천41억원) 보다 61.38% 줄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에만 13조9천127억원을 벌어들인 것과 비교, 10대 그룹 전체가 1년 전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크게 꺾였다. 3분기 10대 그룹 전체 영업이익률은 3.75%로 14.28%였던 지난해의 1/3 수준에 그쳤다. 누적 영업이익률도 5.63%을 기록, 지난해(13.92%)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0대 그룹 실적 하락에 대해선 반도체 산업 침체에 따른 역(逆) 기조효과 발생, 산업계 전반에 걸친 경영환경 악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며 제조업 전반에 걸친 수출 부진이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국내 월간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 감소 영향으로 14조6천900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이 3조 564억원으로 79.19% 줄었다. SK하이닉스를 주력계열사로 둔 SK그룹 또한 영업이익 감소폭이 87.41%에 달했다.

영업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곳은 LG그룹으로 지난해 3분기 1조5천458억원에서 99.14% 줄어든 133억원을 기록했다. LG그룹은 핵심 계열사 중 한 곳인 LG디스플레이가 LCD 패널 가격 하락 직격탄을 맞으며 적자전환 한 것이 실적 하락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그 외 한진그룹(-69.62%), 한화그룹(-49.39%), 현대중공업그룹(-37.58%), 롯데그룹(-34.99%), 신세계그룹(-18.30%), GS그룹(-10.37%) 역시 두자릿수 영업이익 감소율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해 1천739억원이었던 영업이익 1조23억원으로 상승을 400%가 넘게 실적이 증가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실시한 대규모 리콜 등에 따른 착시효과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은 경계했다.

10대 그룹 상장사 3분기 전체 매출액 또한 164조 3천586억원으로 지난해(177조151억원)보다 7.15% 감소했다. 현대차그룹(5.71%)을 제외한 모든 그룹이 역성장했으며, 매출액 감소폭이 가장 컸던 곳은 현대중공업그룹(-56.53%)으로 나타났다.

전망도 좋지 못하다. GDP 성장률이 1%대에 불가한 가운데, 일본 수출 규제 장기화와 중동 리스크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에 재계 내부에선 위기 상황 타계를 위한 대대적 규제완화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란 의견 또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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