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웃도는 입찰액 제시& 수익실현은 시간 걸릴 듯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하고 미래에셋대우가 재무적 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HDC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특별한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내년 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마무리 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이와 함께 업계에선 HDC현대산업개발의 항공업 진출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12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금호산업은 매각가 등 주요 계약조건을 검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으며, 향후 주요 계약조건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 덧붙였다.

HDC 컨소시엄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천868만 8천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게 된다. 또한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회사도 함께 인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7일 마감한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는 HDC컨소시엄 외 제주항공(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3곳이 참여했다.

업계에선 가격 측면에서 HDC컨소시엄이 경쟁자들을 크게 앞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 후보였던 애경 컨소시엄이 구주 인수에 4천억원 신주 인수에 1조 1천억원 가량을 책정 총 1조 5천억원의 입찰액으로 적어낸 반면, HDC 컨소시엄이 그보다 최소 1조원 이상 많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KCGI 컨소시엄의 입찰액 또한 애경 컨소시엄 수준으로 전해졌다.

HDC 컨소시엄의 통큰 배팅과 관련해선 사업적 연관성 결여에 따른 채권단 내 인수불가론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 아니었겠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내부에서 아시아나항공 새주인 선정 관련 항공업 경력을 주요 체크 포인트로 언급했고, 이에 제주항공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애경그룹 컨소시엄의 인수전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예상 외 배팅에 나선 것 아니었냐는 추측이다.

HDC 컨소시엄을 주도한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적극적이고 과감한 행보를 보인 것과 관련해선 항공업 진출에 대한 정몽윤 HDC 회장의 강한 의지 때문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건설업계의 경우 경기부진 장기화 전망 속 대형 건설사 위주로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이 늘고 있는데, 정 회장 또한 이 같은 시대변화를 인지하고 그룹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항공업을 선택함과 동시에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HDC현대산업개발의 투자가 단기간 성과를 거두긴 힘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초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방침을 밝히자 시장에선 SK와 한화·GS 등 자본여력이 풍부한 대기업들 위주로 인수 가능성이 검토됐는데, 자천타천 후보로 거론되던 기업 중 실제 입찰에 참여한 곳은 전무했다.

이와 관련 항공업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까지 감내해야 할 재무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전해졌고, HDC현대산업개발 또한 인수 후 수익 창출까지 상당 시일이 필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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