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약사회 “부작용 우려…사용중지 권고”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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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동물용 구충제 성분인 ‘펜벤다졸’이 항암 효과가 있다는 풍문이 줄어들지 않자 보건당국이 재차 부작용을 경고하고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대한암학회는 펜벤다졸을 암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도 암환자들에게 펜벤다졸을 복용하지 말라고 당부했으나 이 성분이 항암효과가 있다는 풍문이 줄어들지 않자 재차 사용 중단을 경고한 것이다.

현재 펜벤다졸이 들어간 의약품은 품절되거나 최대 10만~15만원대로 거래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지용성 비타민이나 오일과 함께 복용하라는 복약가이드까지 나온 실정이다.

펜벤다졸이 항암 효과가 있다는 풍문은 지난달 4일 조 티펜스(Joe Tippens)라는 미국인이 수의과학자의 추천으로 펜벤다졸 성분의 의약품을 복용한 후기를 온라인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당시 조 티펜스는 펜벤다졸 성분의 미국 제약사 머크의 ‘파나쿠어 C’를 복용한 결과 암이 완치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식약처는 “최근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펜벤다졸의 항암효과는 사람이 아닌 세포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라며 “오히려 간 종양을 촉진시키는 동물실험 결과 등 상반된 보고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흡수율이 낮은 항암제는 효과도 적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고용량을 복용할 경우 용량 증가에 따라 독성도 증가하게 된다며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충 효과를 나타내는 낮은 용량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나 항암효과를 위해서는 고용량, 장기간 투여해야 하므로 혈액과 신경, 간 등에 심각한 손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대한약사회도 지난 25일 유효성·안전성에 대한 과학적·임상적 검증을 거치지 않고 객관적 근거가 없는 물질을 일부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설에 기대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발표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의약품은 여러 단계의 임상을 과정을 거쳐 그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야만 판매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 제품은 동물용의약품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결과가 없어 안전성이나 위험성에 대해 짐작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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