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갑 산업부 기자
진명갑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오류의 땅 : 듀랑고’. 지난해 1월 넥슨이 출시한 ‘야생의 땅 : 듀랑고(이하 듀랑고)’ 플레이 중 잦은 오류가 발생하자 유저들이 이를 조롱하며 만든 말이다.

오류 투성이란 비난 속 듀랑고는 기대이하 성적을 거뒀고 결국 오는 12월 서비스 종료가 결정됐다.

그럼에도 듀랑고는 여러 부분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긴 게임이다.

듀랑고는 유저 육성에 있어 이전 게임들과 차별성을 뒀다. 다양한 스킬 세분화로 유저에 따라 사냥에 특화된 캐릭터, 건설에 특화된 캐릭터 등으로 육성할 수 있다.

유저마다 특화된 스킬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과금 유도 보다 시간을 필요로하는 콘텐츠로 게임을 채웠다.건물을 짓거나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기계적이고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결국 ‘착한 과금’이란 부분은 유저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넥슨은 MBC와 협업을 통해 듀랑고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한 예능프로그램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도 제작했다. 게임을 기반으로 첫 예능 프로그램으로, 시청률에 상관없이 게임 콘텐츠가 뻗어 나갈 수 있는 방향과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얻었다.

무엇보다 듀랑고는 넥슨이 출시한 모바일 게임중 가장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시도였다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

때문에 이번 듀랑고 서비스 종료 결정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게임사 입장에서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순 없겠지만, 넥슨의 이번 결정이 향후 새로운 게임 개발을 위한 혁신적 시도에 장애 요인이 되진 않을지도 우려스럽다.

실제 넥슨은 올해들어서만 모바일 및 PC게임 총 9종에 대해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서비스 기간이 2년 미만인 게임도 있었다. 개발 진행 중이던 다수의 프로젝트도 중단됐다. 악화된 실적이 원인이었다.

개발진행 중이던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게 게임업계에선 심심치 않은 일이라 해도 수익성에 집중하는 넥슨의 최근 행보는 분명 걱정스런 부분이다.

향후로도 넥슨이 소위 잘되는 게임에만 투자, 개발자 스스로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게임 개발과는 거리를 두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넥슨은 듀랑고를 통해 충분히 새로운 게임을 창조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런 도전적 게임과 좋은 서비스가 만난다면 반드시 게임성과 함께 매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듀랑고를 최초 기획하고 뚝심으로 밀어붙여 끝내 만들어낸 과거 넥슨의 진취적 모습을 다시금 볼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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