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하락 서울 최대, 수요 대비 공급 많아
내년까지 1만2천가구 입주, 하락세 이어질 듯

고덕 그라시움 전경. <사진=대우건설>
고덕 그라시움 전경. <사진=대우건설>

[현대경제신문 박준형 기자]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며 해당 지역 전세가격 하락이 본격화 되고 있다.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강동구 전세가격지수는 전년 동기대비 6.6%포인트 하락, 서울 25개 구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세가격지수는 1.47%포인트, 전국지수 또한 2.41%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강동구 명일동에 위치한 ‘고덕주공9단지’(전용 84㎡) 전세가격은 지난 7월 최대 4억3천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3억원에 거래, 두 달간 최대 1억3천만원이 하락했다. 강동구 암사동 ‘강동롯데캐슬퍼스트’(102㎡)도 지난 7월 5~6억원 사이에서 거래됐으나 8월 4억원으로 전세가격이 크게 낮아졌다.

전세수급도 서울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포진한 서울 동남권 전세수급은 94로 서울 5개(도심·동북·서북·서남·동남) 권역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세수급은 100을 기준으로 이하는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것을, 이상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는 걸 의미한다. 

강동구 전세가격 하락 원인으로는 지난달 30일 입주를 시작한 ‘고덕 그라시움’의 대규모 입주물량이 꼽히고 있다.

대우건설·현대건설·SK건설 컨소시엄이 고덕주공2단지를 재건축해 공급한 고덕 그라시움은 지하 3층~지상 35층, 53개동, 총 4천932가구 규모다. 이 단지의 입주 마감일은 12월 20일로 입주자들은 이날 전까지 잔금을 치러야한다.

입주 마감일을 앞두고 잔금 납부를 위해 세입자를 찾는 집주인들이 늘다 보니 이 지역 전세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고덕 그라시움에서 거래 신고된 전·월세건수만 150여건에 달하며, 일부 집주인들과 공인중개사들의 경우 전세금 일부 또는 복비를 대납해주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역에 이렇다 할 이주수요가 없고 새 아파트의 전·월세 공급이 이어질 전망이다 보니, 강동구 전세가격 하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고덕 그라시움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고덕 롯데캐슬베네루체’(1천859가구)와 ‘고덕 센트럴아이파크’(1천745가구)가 입주를 시작하며, 내년 2월에는 ‘고덕 아르테온’(4천66가구)이 입주에 들어간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 팀장은 “강동구의 경우 고덕지구에 입주물량이 몰리면서 전세가격이 하락했다”며 “연말까지 고덕지구에서 대단지 입주가 계속되는 만큼 강동구 전세가격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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