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이병률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을 ‘혼자 사람’으로 지칭한다. 그만큼 혼자 보내는 시간이 오래 길었고 그 시간을 누구보다 풍성하게 써 왔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 저자는 자연스럽게 혼자 있고, 혼자 여행하고, 혼자 걷고, 혼자 적막의 시간에 놓인 채 그 시간을 귀하게 보낸다.

사람들 속에 있더라도 짬짬이 혼자의 시간을 부러 만들어내는 사람. 사람을 좋아하는 작가답게 시선은 언제나 사람을 향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혼자 있는 이에게 좀더 마음이 기운다. 그들이 길러내는 풍성한 시간에 호기심이 간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들이 전작들의 주된 이야기였다면, 이번 책은 ‘혼자’인 자신과 ‘혼자’인 타인에 더욱 집중한다.

그 지점에서 맞닿은 ‘우리’의 교차점도 있을 것이다. 이렇다보니 여행지 같은 특정 장소보다는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들에 더욱 집중한다.

산행, 작은 통나무집 한 채, 작업실, 게스트하우스, 기차나 종점으로 가는 버스 안처럼 우리가 주로 혼자인 채로 놓이는 장소들이다.

또한 혼자를 잘 가꾸어가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생애 첫 해외여행의 기록, 그리고 라디오 작가로 일했던 때의 방송 원고들을 살피며 자신의 ‘처음’들을 되짚어보는 일까지 책에는 오로지 혼자이기에 오롯이 깊어지고 누릴 수 있었던 시간들이 촘촘히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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