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삼양식품주식 전량 처분…HDC, 사업다각화 위한 투자에 활용

 
 

[현대경제신문 박준형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지주사인 HDC는 보유하고 있던 삼양식품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이 아시아나 인수 자금확보를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는 지난 23일 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해 보유 중이던 삼양식품 주식 127만9890주(16.99%)를 처분했다. 주당 단가는 이날 종가에서 5% 할인한 7만4천원으로 총 매각금액은 947억원이다. 매수자는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하는 미레에셋대우다.

지분매각에 대해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주체는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레에셋대우 컨소시엄으로 지분매각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며 “HDC는 유동성 확보를 통해 지주사로서 사업다각도를 위한 투자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매각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 확보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가격이 1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삼양식품 주식 처분 과정에 미래에셋대우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HDC는 주가수익스왑(PRS)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 주식 매각 시 발생할 수 있는 매각금액과 정산약정금액의 차액을 정산해 매수자가 입을 수 있는 손실도 보전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가 예비입찰에 참여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가격은 아시아나항공 구주 인수 대금 4천500억원과 신주 발행액 및 경영권 프리미엄 1조원으로 1조5천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 기준 약 1조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HDC는 이번 매각에 대해 신규투자를 위한 유동성 확보와 비계열지분 처분을 통한 지주체계 강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매각으로 HDC그룹(옛 현대산업개발)과 삼양식품의 선대회장 간 돈독한 우호관계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과 현대산업개발의 선대회장인 전중윤 삼양식품 회장과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은 막역한 친구사이로 2005년 삼양식품이 경영위기에 빠졌을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삼양식품의 지분을 매입해 우호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이후 14년간 삼양식품의 백기사 역할을 해왔으나 이번 지분 매각으로 이들 HDC와 삼양식품의 관계가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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