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부문 인수 추진 중인 우리금융, 보험사도 타깃되나
KB금융 "그룹 차원서 적극 검토중...아직 구체화된 건 없어"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KDB생명 매각이 추진 중인 가운데 동양생명·ABL생명 매각설까지 돌면서 생보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생보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KB금융지주와 비은행 부문 인수에 적극적인 우리금융지주도 생보업계 M&A(인수합병)의 중심에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동양생명 임시주주총회에서 푸징수(Pu Jingsu) 안방보험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동양생명의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이후 동양생명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다.

전임인 야오따펑 전 동양생명 이사회 의장은 지난 6월 임기를 1년 9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업계는 이번 의장 교체가 동양생명 매각을 위한 사전 수순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그룹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7월 안방보험 자산을 다자보험그룹으로 이관했다. 지난 11일에는 안방보험이 소유하고 있는 미국의 5성급 호텔 15곳을 58억 달러(약 7조원)에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매각했다.

최근 자산매각 흐름으로 볼 때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 사업을 정리하면서 해외자산에 대한 평가도 함께 실시하고 있어 위탁 경영이 만료되는 내년 2월 이전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통합해 매각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올 6월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산은 각각 33조237억원, 19조7천906억원으로 합산시 52조8천143억원이다. 이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각각 매각하는 것보다 인수대금은 부담될 수 있으나 시장에서 단번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매력적인 매물로 통할 수 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매각설은 사실무근으로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지만 위탁경영이 끝나는 내년 2월까진 매각설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KDB산업은행은 지난해와 올 상반기 수익성·재무건전성이 개선된 KDB생명의 매각을 위해 주관사를 꾸려 네 번째 매각시도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백인균 산업은행 경영관리부문 부행장을 KDB생명 수석 부사장으로 임명하고 정재욱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KDB생명의 매각을 맡겼다. 매각 성공시 금액에 따라 정 사장에게 최대 30억원, 백 부사장에게는 사장 성과급의 최대 50%(15억원)의 인센티브도 지급하기로 하는 등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생보사를 인수할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다.

올해 1월 지주로 재출범한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인수를 통한 사업강화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아직 보험 계열사가 없다는 점에서 생보사 인수에 나설 자금력을 갖춘 유력후보로 지목된다. 지난 4월에는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생보사 인수를 위한 사전준비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KB금융지주는 KB생명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자산규모가 약 10조원에 불과해 M&A 등을 통해 생보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생보사 인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을 만큼 생보사 인수에 적극적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생명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현재 특정 회사를 점찍어 놓은 단계는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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