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컨슈머헬스케어 출범…국내 OTC판권 회수 가능성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GSK)과 화이자가 일반의약품(Over The Counter Drug·OTC) 사업 합병을 계기로 국내 제약사와의 일반의약품 판매계약을 줄이거나 취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두 회사와 국내 OTC 판권 계약을 체결했던 제약사들의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

GSK컨슈머헬스케어 관계자는 “합작사 설립 과정에서 OTC사업을 재정비하고 있어 국내 제약사들과 관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향후 재계약이나 직접판매 여부 등에 관해선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23일 밝혔다.

GSK와 화이자는 지난해 12월 OTC사업부문을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수익률이 높은 전문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두 회사는 지난 8월 OTC사업 합병을 완료했다.

합작사는 GSK컨슈머헬스케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며 GSK가 지분 68%를 소유하고 화이자는 나머지 지분 32%를 가진다.

이 합작사는 통증 완화와 호흡기·비타민, 미네랄·보충제, 치료용 구강건강 분야에 집중하는 세계 최대의 OTC회사로 탄생했다.

합작사의 출범은 GSK나 화이자 제품의 국내 판권을 가진 제약사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선 19일에는 동화약품이 “GSK컨슈머헬스케어 설립으로 GSK와의 공동판매 계약을 12월 31일 종료한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이번에 해지된 계약은 동화약품이 GSK와 지난 2017년 체결한 것이다. 테라플루와 라미실, 오트리빈 등 GSK의 OTC 10개 품목을 동화약품이 함께 판매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중 주요 4개 품목의 지난해 매출은 약 286억원이다.

이는 동화약품의 지난해 전체 매출(3천66억원)의 9.3%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러나 GSK와의 판매계약이 종료되면서 동화약품은 실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또 이 같은 계약 해지 가능성은 GSK·화이자와 국내 판권 계약을 맺은 다른 제약사에게도 열려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다른 제약사의 제품을 대신 판매해 벌어들인 매출 비중은 43%로 무척 높은 편이다. GSK컨슈머헬스케어 설립으로 인한 동반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계약 종료를 전달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재계약 등에 관해선 정해진 게 없다”며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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