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MW급 대형 가스터빈 조립 현장 공개
2030년까지 10조원 수입대체 효과 기대

18일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본사에서 진행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초도품 조립 행사에서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핵심 구성품인 로터 조립체를 고정 조립체와 결합하기 위해 옮기고 있다. <사진=두산중공업>
18일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본사에서 진행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초도품 조립 행사에서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핵심 구성품인 로터 조립체를 고정 조립체와 결합하기 위해 옮기고 있다. <사진=두산중공업>

[현대경제신문 박준형 기자] “가스터빈 국산화 기술 보유는 두산중공업이 가장 원하던 목표였다. 가스터빈을 개발할 당시 경쟁사들은 ‘2차 세계대전 때 제트엔진을 개발해보지 못한 국가는 가스터빈을 만들수 없다’고 했었지만 두산중공업은 정부와 국내 대학, 중소·중견 기업 등 우리나라의 모든 지식을 모아 결국 성공했다”

목진원 두산중공업 파워서비스BG 부사장은 18일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본사에서 진행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초도품 조립 행사에서 상기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박수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국내 최초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은 가로 11.2m, 높이 5.2m의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며 그 위용을 뽐냈다. 부품 수만 4만여개에 이르는 가스터빈 내부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집적됐다. 가스터빈의 핵심 부품인 로터에는 450개가 넘는 블레이드(날개)가 있는데 블레이드 1개 가격이 중형차 1대 가격과 맞먹는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압축된 공기와 연료(국내는 통상 LNG 사용)를 혼합·연소시켜 발생하는 고온·고압의 연소가스를 터빈의 블레이드를 통해 회전력으로 전환, 터빈에 연결된 발전기로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내연기관을 말한다.

두산중공업이 공개한 가스터빈은 ‘DGT6-300H S1’ 모델이다. 가스터빈은 적용된 기술의 수준이나 터빈 입구온도에 따라 D~H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은 H급 모델로 가스터빈 단일 출력은 270MW로, 복합발전 시 400MW급 효율 60% 이상을 자랑한다. 복합발전은 단순발전을 마친 배기가스를 스팀터빈으로 보내 2차로 다시 발전하는 방식이다.

가스터빈의 핵심 부품인 로터에 장착된 블레이드 등 부품들은 1천500도 이상의 온도를 견뎌야 한다. 이광열 두산중공업 파워서비스BG GT개발·설계 담당 상무는 “가스터빈은 항공기 제트엔진보다 훨씬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며 “1천500도 이상의 온도를 견딜 수 있어야 하는데다 터빈 회전체에 머리카락 두 가닥 정도의 진동만 발생해도 바로 셧다운을 시켜야하는 고정밀 기계”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발전용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정도며, 두산중공업이 성능시험을 마치고 나면 대한민국은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5번째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현재 국내 발전소에서 운영되고 있는 가스터빈은 총 149기로 전량 해외 기업 제품이다. 가스터빈 구매비용이 약 8조1천억원, 유지보수 및 기타비용이 약 4조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12조3천억원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 가스터빈이 필요한 신규 복합발전소는 2030년까지 약 18GW 규모로 건설될 전망이다. 이때 두산중공업의 국내산 가스터빈을 사용할 경우 약 10조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유지보수, 부품교체 등 서비스사업과 해외시장진출까지 고려하면 그 파급효과는 훨씬 커진다.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는 전 세계적으로 2018년부터 2028년까지 총 432GW의 가스발전이 신규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외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통해 2026년까지 가스터빈 사업을 연 매출 3조원, 연 3만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를 창출하는 주요사업으로 육성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에 조립된 초도품은 한국서부발전이 추진하고 있는 500MW급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공급된다. 2021년까지 자체 시운전 및 성능시험을 마치면 김포열병합발전소에서 2023년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이 모델 외에도 시장 변화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최신 사양의 후속 가스터빈 모델(380MW급), 신재생 발전의 단점으로 꼽히는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100MW급 중형 모델 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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