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항아리/ 조윤미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건축물에는 이념이나 사회윤리 등 추상적 가치를 물질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속성이 있다.

정치가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에 주목해 지배이념, 통치 강령, 지배체제 윤리를 건축물에 표상하고 이를 확산하려 했다.

건축물은 권력자가 원하는 정치 담론을 형성하고 상징화하는 데 사용됐다.

거대한 규모와 엄숙한 공간, 엄정한 외관과 체계적인 구성을 가진 건축물은 피치자에게 권력자의 신성함과 위력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문화유산이라 부르는 조선시대의 왕릉과 궁궐, 읍치와 성곽, 성균관과 향교, 서원 등의 건축물에 관해 권력기술자들이 자신들의 권력 유지와 통치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관점으로 이야기한다.

조선의 기념비적 건축물을 보면 그 외양과 구조를 살펴 당대의 미의식과 건축학적 문화양식을 가늠할 수 있으며, 건립을 추진한 배경과 사연을 짚어보고 거기에 스며든 시대 정서와 선대의 정신을 헤아릴 수 있다.

공사에 동원된 백성의 고단한 사연도 보듬어 안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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