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 산업부 차장.
성현 산업부 차장.

“판매수수료는 중소기업과의 상생 차원에서 위해 올리지 말라고 하면서 송출수수료가 증가하는 것은 그대로 놔둔다”

TV홈쇼핑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홈쇼핑·데이터홈쇼핑사들은 매년 케이블TV·위성·IPTV사업자 등 유료방송사업자들과 협상을 벌여 방송채널을 할당받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한다. 수수료가 높을수록 주요 채널번호를 할당받는 식이다.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6월 발표한 ‘2018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 자료에 따르면 국내 13개 일반홈쇼핑·데이터홈쇼핑업체가 지난해 97개 유료방송(케이블TV·위성·IPTV) 사업자에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총 1조6천337억원이다.

지난 2012년(8천702억원)과 비교하면 6년만에 두배나 상승한 금액이다. 직전해인 2017년(1조3천874억원)에 비해서도 17.7% 많다. 이는 일반홈쇼핑·데이터홈쇼핑 업체들의 지난해 방송매출 증가율(11.8%)을 뛰어넘는다.

한 대형 홈쇼핑사 관계자는 “홈쇼핑업계 ‘빅4’ 업체들의 개별 영업이익이 1천억원 안팎인데 송출수수료는 2천300억원에서 2천500억원에 이른다”며 “방송으로 영업을 하긴 하지만 돈을 열심히 벌어 유료방송사업자에게 퍼다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TV홈쇼핑협회와 한국T커머스협회, 한국IPTV방송협회가 참여해 송출수수료 인하를 논의하는 협의체도 만들었지만 업계간 이견이 크고 여기에 개별업체간 상황도 모두 달라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반면 판매수수료율은 하락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홈쇼핑업계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29.8%다. 2013년(34.4%)에 비해 5%포인트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도 감소세다. 빅4 홈쇼핑사로 불리는 GS홈쇼핑과 CJENM 오쇼핑부문,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으며 공영홈쇼핑은 지난 2015년 3월 설립 이후 4년 연속으로 모두 적자를 봤다.

홈앤쇼핑과 NS홈쇼핑도 지난해 흑자가 줄어들었다. 주고객층이 40~50대 주부로 한정된 상황에서 온라인쇼핑몰이 강세를 보이면서 홈쇼핑 이용고객들이 줄어드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결국 수익성은 악화되는데 송출수수료 부담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건물 임대료는 늘어나는데 재료비와 직원 임금도 계속 상승하는 임차상인의 상황과 같다.

또다른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막대한 송출수수료는 중소협력사들에게 부담을 주고 결국 판매가격 인상 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혹자는 대기업이니 참아야 되고 그동안 많이 벌었으니 감수하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유료방송사업자와 비교하면 홈쇼핑사들도 을이다. 아무리 대기업이고 그동안 번 돈이 많다고 무조건 참으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다만 해법이 단순하지는 않다. 판매수수료를 높이는 것은 중소기업이 대다수인 홈쇼핑 협력사들에게 큰 부담이고 이해당사자도 무척이나 많다. 송출수수료 인하도 유료방송사업자들의 매출 20~30%가 여기에서 나와 녹녹치 않다.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익단체인 한국TV홈쇼핑협회와 한국T커머스협회, 한국IPTV방송협회만 참여하는 협의체에서는 모두가 만족하는 답을 내놓기는 어렵다.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