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2007~2013년 9월간 전체 송금액 1천조 원 육박"

[현대경제신문 오보영 기자] 국내 대기업의 조세피난처 송금액이 360조원을 넘어, 국내 기업 전체 송금액 중 중 36% 이상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민주당 홍종학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세피난처 50개 국가(국세청 기준)에 대한 전체 송금액은 2007년부터 지난 9월까지 998조7천243억 원에 달했다.

이 중 대기업이 360조3천609억 원으로 전체 송금액 중 36.1%를 차지했다. 중소기업이 179조5천255억 원으로 18.0% 차지했으며 공기업, 금융기관, 정부 등 기타가 329조6천551억 원으로 33.0% 비중을 보였다.

특히 중소기업의 송금액은 60% 줄어들었는데 대기업의 송금액은 무려 301% 이상 증가했고, 금융기관 공기업의 송금액도 178% 증가했다.

홍 의원은 지난 9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수출입은행 자료를 분석해 조세피난처 송금액 중 명백히 투자로 확인된 금액을 밝힌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기업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조세피난처에 투자한 금액은 총 13조8천791억 원이었고 이중 재벌기업이 투자한 금액은 9조8천340억 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법인 및 개인의 조세피난처 총 투자금액 18조264억 원의 54.5%를 차지하는 수치다.

홍 의원은 국세청 자료를 통해 2011년도에 내국인의 자회사 또는 내국인이 사실상 경영권을 지배하고 있는 법인이 조세피난처로 의심되는 국가(경과세국)에서 올린 유보소득은 법인이 신고한 것만 3천197억 원에 달하고, 이 중 92.7%인 2천963억 원이 재벌기업의 소득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조세피난처 50개 국가에 보낸 전체 송금액 중 상위 10개국과 투자 국가 중 상위 10개국을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와 무역규모가 작은 나라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효성그룹 세무조사에서 문자가 됐던 케이만 군도에도 상당한 송금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었다.

케이만 군도의 경우 지난 6년간 25조6천916억 원이 송금됐는데, 그 중 투자로 확인한 금액은 대략 2조4천479억 원이었다. 이 중에는 효성처럼 재벌이 투자한 금액 1조1천216억 원이 포함돼 있다. 조세피난처 의심 국가에 소득을 쌓아 놓고 있다고 국세청이 파악한 국가에는 케이만 군도도 포함돼 있다.

케이만 군도는 2007년부터 지난 9월간 조세피난처 송금액 중 상위 10개국 현황에서 전체 송금액 중 6위를 차지하고, 2007년부터 지난 6월간 조세피난처 투자액 중 상위 10개국 현황에서는 전체 투자액 중 3위, 재벌기업 투자액으로는 4위를 각각 차지했다.

홍 의원은 “조세피난처 국가로 보낸 송금액·투자금액은 정상적인 무역거래와 투자를 위한 거래가 아닌 역외탈세를 목적으로 한 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 수출입은행,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역외탈세에 대응하고 있지 않아 전체적인 규모와 흐름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해외 세금 탈루 혐의에 대해서는 영구히 세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등 강력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의원은 지난 6월 13일 조세피난처 등에 재산을 빼돌려 탈세하려는 일부 부도덕한 부유층 인사의 행위, 조세피난처 등에 설립한 해외 법인을 이용해 거래 가격을 속여 세금을 포탈하려는 행위에 대해서는 영구히 세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일명 ‘뉴스타파법’(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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