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관세 안내는 삼성과 경쟁 힘들어”

<사진=트럼프 트위터>
<사진=트럼프 트위터>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간 대화 내용이 언론에 공개됐다. 팀 쿡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삼성전자와 경쟁에 있어 장애 요소가 될 것이라 호소했고, 트럼프 역시 공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이 같은 언행 관련 재계에선 우리 기업의 직접 피해 발생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20일 업계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팀 쿡 애플 CEO간 회동을 두고 여러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16일 트럼프와 팀 쿡은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소유 골프 클럽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이틀 뒤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는 “팀 쿡이 애플과 달리 삼성 제품은 미국으로 수입될 때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팀 쿡이 매우 설득력 있는 사례를 제시했다”며 “관세를 내지 않는 매우 좋은 회사와 경쟁을 하는 애플이 관세를 내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9월 1일부터 3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단, 스마트폰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선 관세 적용 시점을 12월 15일로 연기했다.

제품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로서는 애플워치와 에어팟이 내달부터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며, 아이폰과 맥북 역시 12월부터 관세가 추가 된다.

한국과 베트남에서 대부분의 제품이 생산·제조되는 삼성전자가 한미 FTA에 따라 무관세로 미국에 수입되는 것과 비교 가격 경쟁력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하소연을 애플 CEO가 직접 자국 대통령에게 전한 것이다.

트럼프가 팀 쿡과 대화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동조 의사까지 표현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일단은 중국산 제품 일부에 대해 과세 부과 연기 조치를 한 것에 대해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 아니겠냐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러나 일각에선 한국 포함 추가 과세 부과 지역을 확대하기 위한 밑그림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후자와 관련 트럼프가 최근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행한 비관세 무역제재와 같은 조치를 시행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까지 나돌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 역시 “제조 강국으로 부활을 꿈꿔온 트럼프 대통령이었으나 임기 말을 앞두고 정책 실현의 현실적 어려움을 경험했을 것”이라며 “차선책으로 국외 생산시설을 둔 미국 기업을 더 도울 방법 찾기에 나선 것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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