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비 12.7% 증가…한미약품, 934억 투자로 1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올 상반기 국내 5대 제약사의 연구개발(R&D)비가 1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매출 상위 5대 제약사(유한양행·GC녹십자·광동제약·대웅제약·한미약품)의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 합은 2천813억원이다. 전년동기 2천495억원에서 12.7% 증가했다.

이들 5개 기업 중 올 상반기 연구개발에 가장 많이 투자한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의 17.1%인 934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했다.

현재 전임상 11건과 임상1상 7건, 임상2상 7건, 임상3상 3건 등 30여개의 신약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파트너사 아테넥스가 진행한 항암신약 오락솔의 임상3상에서 효능을 입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연구개발비로 1분기 593억원과 2분기 428억원 총 961억원을 지출했다"며 "2분기 사노피와의 공동연구비 감액 수정계약 영향으로 오히려 전년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비 투자 2위는 GC녹십자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의 9.57%에 해당하는 619억원을 지출했다. 전년동기(589억원)에서 5% 증가한 수치다.

GC녹십자는 비임상 2건과 임상1상 1건, 임상2상 6건, 임상3상 7건으로 총 16건의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연구개발비 투자 3위는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의 9.59%인 534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했다. 대웅제약은 현재 차세대 APA 항궤양제로 국내 임상3상을 실시하고 있으며 안구건조증 치료제도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또 지난 5월 올해 신규 임상을 30건 추가했다고 밝혔다. 창립 이래 최다 개수로 지난해 12건의 2.5배에 달한다. 하지만 올 상반기 R&D 투자금액은 전년동기(561억원)에 비해 4.8% 적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PRS 섬유증 치료제, SGLT2 당뇨병 치료제 등 주요 신약 임상과 나보타 등 기존 약의 임상과 개량신약, 제네릭 등 허가를 목적으로 하는 신규 임상이 더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연결 기준 매출의 6.45%인 455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상반기의 329억원에서 38.2% 증가한 금액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부터 지속적인 투자로 신약개발 규모를 약 3배 확대하고 유한USA 등 해외법인을 통한 유망기술 확보에 주력해 왔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연구개발비 증가는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임상 비용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광동제약은 매출의 4.38%인 271억원을 투입했다. 전년동기 170억원에서 58.9% 증가한 결정이다.

광동제약은 지난 1월 비알콜성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NASH) 치료제를 길리어드에 기술수출하고 국내 비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 신약 3건과 개량신약 9건으로 총 12건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다른 대형제약사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과 대규모 자본이 소요되지만 성공가능성이 희박하다"며 "그럼에도 국내 제약기업은 지속적인 R&D 역량강화와 품질혁신으로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제약기업은 1천개에 육박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거나 개발 중이라는 연구성과를 내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개발과 기술수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과 신약개발을 위한 국내 제약기업은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