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일제히 하락…“부동산 투자수요 늘어날 것”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박준형 기자] 최근 금리 인하로 지역 간 아파트 매매가격 양극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낮은 금융비용으로 시장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 투자수요 상승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신한·KB국민·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일제히 전월 대비 0.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락에 따른 것이다.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잔액기준 코픽스는 각각 1.68%로, 전월 대비 1.96%로 내려갔다. 신규는 2개월 연속, 잔액은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앞서 한은은 7월 기준금리를 1.50%로 1.25%p 내렸다.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하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낮은 금융비용으로 자금유입차단이 완화될 경우 시중자금이 빠르게 아파트 매매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며 “여전히 아파트 매입과 투자에 대한 대기수요가 있는 만큼 금리하락은 매매가격을 상승시키는 촉진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추세와 정부의 집값 조정이 맞물리면서 올해 상반기 아파트 구입에 따른 연간 금융비용은 지난 2016년 하반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중개플랫폼 '직방'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40%로 가정해 전국의 연간 아파트 구입 금융비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연간 금융비용은 337만원으로 2018년 하반기 437만원에 비해 100만원이나 하락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대출 금리 인하는 다주택자의 레버리지(부채를 끌어다 자산매입에 나서는 투자전략)를 이용한 투자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는 인기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반면 수요가 부족한 변두리, 지방 지역은 하락세가 이어져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 양극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달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지난 7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2p 하락하며 9개월 연속 하락했다.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부산, 대구, 세종 등 대부분의 지역이 하락했지만 서울과 대전지역은 유일하게 매매가격지수가 상승했다. 서울에서는 양천구(0.24)가 가장 큰 폭 상승했으며 서초구(0.19)와 강남구(0.19)가 뒤를 이었다.

실거래가격을 볼 때 양극화는 더 심하다. 지난 3월말 대비 6월말 강남 3구의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1.2p 상승했지만 경기, 인천은 1.6p, 부산 2.4p, 광주 2.6p, 경남 2.1p 하락했다.

특히 강남지역의 경우 최근 분양가 상한제로 신축아파트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감에 신축아파트의 호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 전용84㎡의 경우 지난달 26억원에 거래됐으나 한달만에 호가가 27억~28억원까지 올랐다. 반면 파주 운정신도시 롯데캐슬파크타운 전용84㎡의 경우 지난 1월 4억4천2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호가는 4억5천~4억6천만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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