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국적 항공사 줄줄이 적자전환

2분기 국적 항공사들이 줄줄이 적자 전환했지만 3분기 들어 일본 불매운동과 원화약세가 이어지면서 3분기 실적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진은 대한항공 보잉787-9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2분기 국적 항공사들이 줄줄이 적자 전환했지만 3분기 들어 일본 불매운동과 원화약세가 이어지면서 3분기 실적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진은 대한항공 보잉787-9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현대경제신문 박준형 기자] 올해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항공업계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화물 부진과 원화약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일본 불매운동과 중국 신규취항 규제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실적 회복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적 항공사들이 대형항공사(FSC), 저비용항공사(LCC)를 가리지 않고 모두 적자 전환했다.

양대 FSC인 대항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 2분기 나란히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영업손실 1천14억원(별도재무제표기준)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대한항공이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5년 2분기 이후 4년만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도 1천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상황은 LCC도 다르지 않다. 국적 LCC 중 상장사인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이 모두 적자 전환했다.

업체별로 제주항공이 277억원, 진에어 266억원, 티웨이항공 264억원, 에어부산 2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제주항공의 분기 적자 전환은 지난 2014년 2분기 이후 5년만이다.

항공업계의 전체적인 침체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화물부진과 원화약세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 1~7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수송된 화물량은 총 156만4천9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2% 줄었다. 또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1~5월 누적 화물 수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6.6% 감소했다.

원화 약세도 문제다. 항공사들의 경우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평균 1천125원이던 원·달러환율은 2분기 평균 1천166원으로 40원가량 올랐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의 분석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변동할 경우 연간 790억여원의 외화평가손익과 300억원의 현금 추가유출이 발생한다.

3분기 실적회복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1천200원선을 돌파한데다 미·중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화물부진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일본 불매운동과 중국 신규 취항 중단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LCC들의 경우 일본 노선 매출비중이 25~30%가량을 차지하는데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 되면서 실제 예약률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중국 항공 당국이 향후 두달간 중국 노선 신규 취항 신청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일본 노선 대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과 반일 감정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경영환경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인 최대 선호지역인 일본과의 관계 악화로 인해 추가적인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수출 감소에 따른 항공 화물 부진 또한 지속되고 있고 최근 급격한 원화 약세로 국내 항공사 실적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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