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최고치 기록…항공업계, 외화지출 많고 외화차입금 비중 높아
일본노선 예약률 전년비 최대 50% 감소…日노선 수익성 대체 불가

 최근 환율 상승과 일본 불매운동이 겹치면서 항공업계의 하반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제주항공의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최근 환율 상승과 일본 불매운동이 겹치면서 항공업계의 하반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제주항공의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현대경제신문 박준형 기자]유가 및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국내 항공업계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 이어 일본 불매운동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 1위 업체인 제주항공은 올해 2분기 2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지난 2014년 2분기(영업손실 119억원) 이후 5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항공수요가 전년 대비 6% 증가한 반면 항공사들이 늘린 공급석은 평균 20%가량 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환율 상승과 일본 경제보복 등은 항공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1천115.7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일 1천215.3원을 기록 2016년 3월 9일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항공사들의 경우 항공기와 항공유 구입 등을 달러로 하기 때문에 외화지출이 많고 외화차입금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환율이 상승할 경우 항공사의 수익성은 저하된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의 분석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변동할 경우 연간 790억여원의 외화평가손익과 300억원의 현금 추가유출이 발생한다.

환율 상승에 이어 일본 불매 운동과 신규 LCC의 시장진입 등으로 3분기 실적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노선의 8~9월 예약률이 전년 대비 최대 50% 감소했는데 본격적인 휴가철에 돌입하는 7월 들어 일본의 경제보복과 함께 일본 여행 불매 운동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일본노선의 경우 단거리노선으로 마진율이 높고 국적항공사들의 국제선 중 일본노선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현재 LCC들의 국제선 중 일본노선이 차지하는 비율은 30~66% 수준으로 매출비중은 25~30%에 달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FSC의 일본노선 비율은 15~17% 정도다.

항공업계는 일본노선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일본노선을 축소하고 중국·동남아의 노선을 확대하고 있지만 일본 노선의 항공사 이익 기여도를 대체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이익 비중으로는 50%를 상회할 정도로 수익성이 가장 높다”며 “거리가 가까워 노선 효율성이 가장 높고 여행수요도 연중 비교적 꾸준해 비수기 고정비 부담이 적어 수익성 차이를 감안하면 일본의 빈자리를 온전히 대신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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