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추가 취득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대한항공 모기업이자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2대주주로 한진그룹 경영 참여를 시도해 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편드)의 회동 요청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에서 사실상 거절했다.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취득에 따라 경영권 분쟁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일 업계 따르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었던 주요 주주간 회동이 무산됐다.

지난달 25일 KCGI는 한진그룹의 경영전략과 책임경영체제 논의 목적 주주 회동을 한진그룹에 요청했다. 강성부 KCGI 대표, 김남규 KCGI 부대표 겸 그레이스홀딩스 대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만남을 거론한 것으로 지난 2일까지 답변을 달라 밝혔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답변 시한 만료일까지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에선 사실상 거절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그룹 역시 KCGI가 주요 주주이긴 하나 회사 차원이 아닌 경영진 개인과 만남을 요청해 이를 부적절하다 판단했다고 밝혔다. 주주제안 같은 공식 절차를 통한 요구가 아니란 점도 거절 이유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한진그룹 오너가의 회동 거절에 대해 델타항공의 지속적인 지분 확대에 따라 수세에 몰린 쪽은 KCGI다 보니 회사 경영진 측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답변 시한 하루 전인 1일 델타항공은 장내매수를 통해 한진칼 지분 0.83% 추가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6월 21일 한진칼 지분 4.3% 취득 사실을 밝힌 델타항공의 이 회사 지분율은 5.13%까지 확대됐다.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추가 취득에 대해 “단순 취득일 뿐 경영참가 목적은 없다.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 강조했으나 업계에선 조원태 회장 우호 세력 확대로 해석 중이다.

한편 투자업계 일각에선 KCGI의 회동 요청이 실제 주주 만남 의도가 아닌 한진 오너가의 불통 이미지 확대 차원이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한진칼 주가 하락에 따라 수세에 몰린 KCGI가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한 펀딩용으로 오너가와 만남을 시도했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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