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적자지속…공항면세점 입찰도 탈락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세계 2·3위 면세점에 등극한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태국에서는 입찰 탈락과 적자로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

호텔신라는 태국에 설립한 합작회사 GMS듀티프리(GMS Duty Free)에 다음달 13일 216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호텔신라가 GMS듀티프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호텔신라는 투자 이유에 대해 “운영자금 지원과 재무구조 개선, 기존 부채 상환으로 견실한 운영을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GMS듀티프리는 호텔신라가 태국 푸켓에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기 위해 현지기업인 겜스 갤러리(Gems Gallery)·더몰(The Mall)과 함께 지난 2013년 세운 합작법인이다.

GMS듀티프리는 설립 3년 뒤인 2016년 11월 태국 푸켓 카투(Kathu)에 면세점을 오픈했다. 신라면세점의 첫 해외 시내면세점이었다. 영업면적도 2만5천㎡에 달했다.

태국 면세시장이 연평균 20%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한국과 중국, 홍콩, 싱가포르에 이은 아시아 5위 규모로 성장하자 현지에 진출한 것이다.

당시 호텔신라 관계자는 “푸켓 면세점은 해외에서 선보이는 첫 시내면세점으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해 글로벌 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GMS듀티프리는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보고 있다. 이 회사는 면세점 오픈 첫해인 2016년 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7년 128억원, 2018년 124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GMS듀티프리는 이로 인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16년 89억원이던 이 회사의 자본총계는 2017년 마이너스(-) 37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마이너스(-) 164억원을 기록했다.

태국 시내면세점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롯데도 마찬가지다.

호텔롯데는 지난 2017년 6월 태국 방콕의 번화가인 알씨에이 거리에 위치한 쇼디씨몰에 롯데면세점 태국시내점을 오픈했다. 이 면세점은 9천354㎡ 규모다.

하지만 이 면세점은 오픈 첫해인 2017년 매출이 4억3천900만원에 그쳤으며 41억4천700만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또 지난해에는 순손실이 62억800만원으로 확대됐다.

호텔롯데는 태국 공항면세점 입찰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공항공사(AoT)는 지난 6월 푸껫·치앙마이·핫야이 공항면세점 사업자로 킹파워를 선정했다.

이번 입찰에는 호텔롯데가 방콕항공과 손잡고 도전했지만 현지 1위 사업자인 킹파워의 벽을 넘지 못했다.

킹파워는 앞선 5월에는 태국 수완나품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다시 한번 따냈다. 이번에 연장된 공항면세점 운영권은 2031년 3월까지다.

한편, 면세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가 지난 17일 발표한 세계 면세점 순위에서 롯데면세점은 매출 60억9천300만유로(7조7천817억원)로 미국 듀프리(76억8천700만유로·9조8175억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54억7천700만유로(6조9천950억원)를 기록, 세계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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