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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용 칼럼] 노점상 할머니들의 폐업
권희용  |  nw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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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5  1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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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일찍이 짐작했거니와, 노점상을 하던 다섯 명의 노파 중 셋이 손을 놓았다. ‘일찍이 짐작했다’는 말은 골목시장 안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시장어귀에서 머리에 이고 다닐 정도의 양푼에 과일이나 채소 등을 담아놓고 앉아있는 다섯 명의 노파들. 그들은 장사가 안 될 거라는 느낌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둘이 또 하나가 비슷한 날짜에 장사를 거뒀다. 장사를 거뒀다고 해서 폐업을 했다는 의미도 아니다. 쭈그러진 양푼 하나 손바닥으로 문질러 부엌 선반에 얹어두면 그만이다.

처음 해본 노릇도 아니다. 허리가 아파, 혹은 속병이 도져 입원했을 때도 그랬으니까. 그들이 골목시장에 자리 잡은 지도 어언 십 수 년씩이 족히 넘었다. 그 양푼 하나로 슬하의 아이들 대학까지 보낸 노파들이다. 시장 사람들은 그들을 성공한(?) 분들이라고 일컬을 정도니까.

남은 두 명의 할머니도 시장을 떠날 생각을 한다는 것도 안다. 시장 사람들도 할머니들도 앞으로 장사해먹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심각한 침체기에 이를 것이라는 걸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대통령만 모른다. 나라경제가 이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아니, 알고 있지만 짐짓 모른 척 해야 한다는 것이 통치권자의 금도라고 했다. 측근의 근엄한 말씀이 그랬다. 설혹 대통령 입에서 경제가 어렵다는 말씀이라도 나오면 그땐 ‘어린 백성들이’ 온통 소란 통에 빠질 것을 걱정해서 그쯤 해둬야 한다는 뜻이다.

날벼락이 떨어졌다. 일본과 우리가 전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무역전쟁 혹은 경제 전쟁이 그것이다. 서로 팔고 사는 것을 예전과 달리 헤집어 보고 따지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이 먼저 하겠다고 하니, 우리도 그렇게 한다고 선포한 상황이다. 원인 제공은 아무리해도 우리가 너무했다는 말이 무성하다.

우리와 일본이 근대적 상업거래를 한 시점은 명확하지 않다. 인접나라인 탓이다. 근대적 거래를 한지는 줄잡아 100여 년이라고 치자. 그동안 우리는 그들을 상대로 단 한 번도 흑자거래를 해보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다. 그들이 우리를 월등하게 앞서 나갔기 때문이다. 무역수지상 줄곧 적자거래였다.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의 처지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무슨 뜬금없이 무역 전쟁이라면서 죽창을 들자느니, 배 열두 척 같은 소리를 하느냐는 것이다. 상대가 돼야 전쟁이고 뭐고 하지. 일본이 우리와 싸움할 처지냐고 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이제 단단히 휘둘릴 처지에 몰려있다. 우리가 뭘 내세워 그들에게 대들 상황이 못 된다. 투덜거릴 여지가 없다. 우리끼리, 민족끼리? 이런 구호로 그들과 대거리한들 돌아오는 건 엄청난 경제제재라는 것을 대통령과 그 측근들만 모른다.

어느새 무역도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OECD회원국 가운데 꼴찌란다. 수출로 먹고사는 처지에 이런 소식은 경고사이렌을 울려도 종일 울려야 할 지경이다. 그런데도 대통령과 저들은 우이독경이다. 백성의 걱정이 무엇인지 모른 척하는 낌새다.

저들의 가슴에 무엇을 담고 있어왔는지에 불안한 의심이 든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가 잘살게 되고, 잘 살 것 같았던 체제가 무너진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시장할머니들도 아는, 먹고사는 문제에 이리도 무식하냐고 묻는다. 그래서 검은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짐짓 머리가 이상한 것 아니냐는 냄새마저 피우면서 말이다.

노점상할머니들도 알고 있다. 길거리 장사도 점점 어렵다는 것쯤은. 우리끼리 뭉쳐 누구를 내치자는 속셈인지 그들도 안다. 그리하여 째지도록 가난했던 시절의 아픔은 다시는 겪을 수 없다는 의지가 뭉쳐지고 있다. 전쟁이 무서운 것은 배고픔을 겪어본 사람들이기에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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