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시기상조론 적중…‘듀얼 스크린’까지 인기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왼쪽)이 폴더블 폰 '갤럭시 폴드' 출시 강행이 실수였다고 인정하면서 폴더블 폰 '시기상조론'을 펼쳤던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오른쪽)의 판단이 결과적으로 들어맞게 됐다.

특히 LG전자는 듀얼 스크린을 앞세운 ‘V50 ThinQ’의 판매량이 30만대를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고동진 사장은 지난 2일 영국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갤럭시 폴드 출시 지연에 대해 “준비가 끝나기도 전에 내가 출시를 밀어 붙였다”며 “내가 폴더블 폰의 무언가를 놓친 걸 인정한다”고 밝혔다.

갤럭시 폴드 출시 지연이 자신의 무리한 고집이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를 당초 4월 26일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해외 매체에 배포한 리뷰용 일부 기기에서 결함이 발견돼 출시 4일 전인 같은달 22일 판매를 연기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사진=삼성전자>

당시 삼성전자는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갤럭시 폴드 출시를 잠정 연기란다”며 “출시 시점은 수주 내 다시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두 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 출시 시점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없다.

이에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BestBuy)’는 갤럭시 폴드 구매 예약을 모두 취소했으며, 폴더블 폰을 기획한 고동진 사장에 대한 위기론까지 등장했다.

반면 LG전자는 세계 가전박람회 ‘CES’와 ‘IFA’를 통해 화면이 말리는 ‘롤러블 TV’를 공개하며 폴더블 폰의 핵심 소재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였음에도 폴더블 폰 출시를 기획하지 않았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권봉석 사장이 폴더블 폰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권봉석 사장은 지난 2월 “폴더블 스마트폰은 시기상조다”며 “듀얼 스크린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LG전자의 ‘듀얼 스크린’은 탈부착 형태의 디스플레이로 스마트폰 ‘V50 ThinQ’에 장착된다. 두 개의 화면을 폴더블 폰처럼 덮고 펼칠 수 있어 장착 후에도 일반 스마트폰처럼 사용가능하다.

듀얼 스크린은 처음 공개될 때만해도 갤럭시 폴드와 비교돼 ‘경첩 디스플레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국내 판매량이 30만대를 넘으면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LG전자는 듀얼 스크린 두 번째 제품 개발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듀얼 스크린'을 장착한 LG전자의 'V50 ThinQ'.<사진=LG전자>
'듀얼 스크린'을 장착한 LG전자의 'V50 ThinQ'.<사진=LG전자>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만큼 새로운 폼 팩터(Form Factor)로 폴더블 폰이 주목받고 있지만 새로운 제품일수록 출시시기를 정하는 일은 굉장히 어렵다”며 “삼성전자의 폴더블 폰이 결함을 해결한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LG전자의 듀얼 스크린도 폴더블 폰의 하위버전 개념이 아닌 새로운 폼 팩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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