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억 달러 투자, 5대그룹 수장 회동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사진=연합>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가 한국을 방문, 제2의 중동 특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로 알려진 무함바드 왕세자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으며 국내 5대 기업 총수와도 깜짝 회동을 가졌다.

27일 업계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세계 최대 석유 산출국이자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우리나라간 경제협력 및 투자 확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6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무함마드 왕세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두 차례 회동을 가진 것에 이어 대규모 투자계획을 잇따라 밝혔다.

무함마드 왕세자 방한 기간 중 체결된 양해각서만 10건에 달한다.

우선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가 한국 자회사 에쓰오일에 2024년까지 7조원을 추가 투자키로 했다. 사우디 정부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 로봇산업진흥원 등과도 83억 달러(약 9조6천억원) 규모 MOU를 체결했다. 현대차는 아람코와 수소차 등 미래차 기술 개발을 SK가스는 18억 달러 규모 석유화학 합작회사를 사우디에 설립키로 했다.

양국 정부간 친환경차와 수소경제 협력을 위한 MOU도 별도 체결됐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역점사업인 ‘비전 2030’ 관련 이를 점검할 ‘비전 오피스’도 내년 한국에 설치키로 합의됐다. 비전 2030은 사우디 산업구조를 원유 중심에서 정보통신과 신재생에너지로 바꾸는 혁신적 경제사회개혁 프로젝트로, 한국은 중점 협력국에 포함됐다.

이날 저녁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5대 기업 총수들과 삼성그룹 영빈관인 용산구 이태원동 ‘승지원’에서 깜짝 간담회를 가지기도 했다.

사우디 측 요청으로 이뤄진 회동에선 글로벌 경제현안과 사우디에 대한 이들 기업의 투자 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선 양국간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이번 방한을 계기로 1970~1980년대 중동 건설 붐이 재현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한 우리나라와 인권 문제 등으로 서구 사회와 다소 껄끄러운 사이가 된 사우디가 미래 고부가가치 사업 육성에 상호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살만 현 사우디 국왕의 친아들로 지난 2017년 6월 사촌형 무함마드 빈 나예프가 폐위되며 왕세자로 책봉됐다. 이후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 정·재계 개혁을 주도하며 세계 사회 주목을 받아 왔다. 서구에선 무함마드 왕세자를 사우디 세대교체의 주역이자 왕가의 실권자로 보고 있으며 '사우디의 Mr.Everything'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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