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삼성생명>

[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지난 10년간 삼성생명 보험가입자들에게 지급된 1인당 평균 사망보험금이 2천995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동안 사망으로 인해 지급된 보험금 18만5천877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9년 1인당 평균 사망보험금은 2천840만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천290만원으로 오히려 550만원이 감소했다.

사망 원인별 보험금을 살펴보면 재해의 경우가 6천276만원이었으나, 질병 사망의 경우 사망보험금은 2천393만원에 불과했다.

질병의 경우 장기간 투병으로 경제적 부담이 지속된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재해 사망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험금 규모가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신정 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1인당 평균 사망보험금 2천290만원은 통계청이 조사한 우리나라 도시가구의 월평균 소비 지출액인 253만원(지난해 4분기 기준)을 기준으로 약 1년간 지출할 수 있는 규모인 3천36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사망보장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신보험을 통한 사망보장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5년간(2014~2018년) 삼성생명 종신보험 가입 고객의 건당 평균 사망보장금액(사망 시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8천81만원이었다. 이는 통계청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발표한 2017년 평균 가구 연소득인 5천705만원의 약 1.4배에 불과한 수준이다.

미국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종신보험 사망보장금액은 16만3천달러(한화 약 1억9천만원, 지난해 기준)로, 평균 가구소득인 6만1천372달러(2017년 기준, 미국 인구조사국) 의 약 2.7배였다.

일본도 종신보험 사망보장금액이 2천255만엔(한화 약 2억4천만원, 2017년 기준, 일본 생명보험문화센터)으로 평균 가구소득인 560만엔(2016년 기준, 후생노동성 홈페이지)의 약 4배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황 연구원은 "우리나라 국민은 보험을 가입할 때 장래에 필요한 금액을 따져보지 않고 현재 납입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가입금액을 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망보험 가입 시에는 남겨진 가족의 생활비, 자녀 교육비 등 가구 단위 개념의 미래 필요금액을 꼼꼼히 따져 보장금액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급 원인별로 보면 암 등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 14만5천288건으로 전체의 약 78.1%를 차지했다.

이어 교통사고 등 재해 사망이 2만1천330건(11.5%), 극단적 선택 등으로 인한 사망이 1만9천259건(10.4%)을 차지했다.

사망원인 1위인 질병을 세분화해보면 암이 7만7천134건으로 전체의 41.5%로 가장 많았다. 심혈관 질환은 1만6천421건(8.8%), 뇌혈관 질환은 1만117건(5.4%)을 나타냈다.

암으로 인한 사망보험금 지급 빈도는 폐암, 간암, 위암 순이었다.

다만 지급빈도에서 남녀간 차이는 뚜렷했다. 남성의 경우 간암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 빈도가 8.9%로 1위를 차지하며, 여성의 2배를 넘었다. 또한 폐암도 여성의 비해 지급빈도가 높았다.

반면 여성의 경우 유방암(6.5%), 난소암(2.9%), 자궁암(2.3%) 등 '기타 암'으로 분류한 여성 암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황 연구원은 "사망보험금 지급 사유 중 '기타 질병'으로 분류된 간질환, 폐렴 등과 마찬가지로 지나친 음주와 흡연이 남성의 사망원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