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OCI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치
효성 일자리 환경개선 후원

대기업들의 장애인 채용 및 일자리 지원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중랑문화체육관에서 열린 장애인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
대기업들의 장애인 채용 및 일자리 지원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중랑문화체육관에서 열린 장애인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대중소 상생·지속가능개발·혁신성장 지원 등에 주력해 해 온 대기업들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이 장애인 일자리 지원으로 번져가는 모습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이자, 청년 고용률 신장에 사활을 건 정부 정책 기조에 동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5일 업계 따르면 SK·OCI·효성·농협 등 대기업들이 장애인 채용 확대 계획을 속속 발표했다.

지난 23일 SK그룹은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행복키움’과 ‘행복디딤’을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에서 각각 설립했다고 밝혔다.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은 장애인 의무고용사업주(모회사)가 전체 직원 중 30% 이상(10명 이상)을 고용하는 등 요건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자회사가 고용한 장애인 직원을 모회사가 고용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행복키움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 내 카페 두 곳을 행복디딤은 SK에너지 주유소 내 세차장을 운영, 이들 사업장에는 중증장애인 21명과 경증장애인 4명이 채용됐다.

SK이노베이션은 SK사업장이 있는 다른 지역으로도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늘려 나가기로 했다.

SK그룹은 이들 사업장 설치에 대해 이전부터 준비해 온 사안이라 밝혔는데, 업계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결단이 장애인 고용 확대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달 열린 ‘SOVAC(소셜밸류커넥트)2019’에서 “SK가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지적에 “맞는 말씀이며 무조건 이행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베어베터는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지난 18일 OCI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OCI는 내달 중 장애인 일자리 마련을 위한 자회사를 설립키로 했으며, 외식업·사무지원·문화사업 등에 중증 및 경증 장애인을 채용할 계획이다.

효성그룹은 장애인 일자리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7일 경기 파주시 에덴복지재단에 중증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환경 개선 후원금 2천만원을 전달했으며, 컴퓨터 등 기기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부품을 분해하는 작업에 장애인을 채용하는 ‘컴브릿지’(computer+bridge) 사업에 대한 후원도 이어가고 있다.

농협에선 지난 17일 장애인 167명 특별채용 임용장 교부식이 열렸다. 이번 특별채용을 통해 범농협 장애인 고용비율은 정부 가이드라인(3.1%)에 근접한 3.01%까지 상승했다.

이날 농협중앙회는 한국장애인공단과 장애인 고용증진 업무협약을 맺고, 장애인 일자리 창출·직장적응 지원·인식개선 등에 공동 노력키로도 했다.

대기업들의 장애인 고용 및 지원 확대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CSR도 트랜드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장애인 인식 개선 및 고용 확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며 기업들 역시 이를 쫓아가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채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장애를 가진 청년을 채용하는 게 기업 입장에서도 일석이조의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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