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 인구감소·비싼 보험료 등에 판매동력 잃어
건강보험, 책임준비금 부담적어 IFRS17 대비에 용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생명보험업계 수익을 견인하던 종신보험이 시들해지고 건강보험이 뜨고 있다.

생보사들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종신보험보다 책임준비금 부담이 덜한 건강보험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보험료가 비싸고 저출산·고령화 기조에 판매 동력을 잃은 종신보험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건강보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건강보험이란 질병, 상해, 간병 등을 보장해주는 상품을 말한다.

오렌지라이프는 암 치료비는 물론 암 진단 후 생활비까지 보장하는 ‘오렌지 청춘 암보험’을 지난 17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주계약으로 일반암진단급여금을 보장한다. 특약을 통해 최대 10년간 매월 일정수준의 생활자금을 지급하며, 뇌혈관질환·남녀생식기암 등 여러 질병을 동시에 보장한다.

ABL생명은 태아부터 최대 100세까지 보장 받을 수 있는 ‘소중한우리아이보험’을 지난달 선보였다. 이 상품은 각종 암, 재해장해, 중대한 질병 및 수술, 암으로 인한 수술·입원 등의 치료비를 보장한다.

동양생명도 최근 ‘수호천사플러스건강보험’을 출시했다. 보험료 인상 없이 최대 100세까지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증 등의 진단비 및 각종 수술비, 입원비, 치료비 등을 보장한다.

생보사들이 건강보험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2022년 도입될 IFRS17에 대비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IFRS17 도입시 보험 부채는 원가 평가에서 시가 평가로 변경된다. 보험사는 고금리 확정이자로 판매된 저축성보험 상품이 많을수록 부채 부담이 크게 증가해 보장성보험 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생보사들의 수익을 견인하던 종신보험의 매력은 떨어져가는 모습이다.

생명보험사 24곳의 최근 3년간 종신보험 초회보험료는 65.2%나 감소했다. 2016년 11월 기준 약 1조4천억원이었던 종신보험 초회보험료는 2017년 약 7천억원, 지난해 5천억원 가량으로 감소했다.

종신보험의 경우 보험가입자가 사망을 해야만 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이다 보니 보험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책임금준비금을 오랫동안 쌓아야해 건강보험보다 책임준비금 부담이 크다.

업계 1위 삼성생명 역시 어린이보험, 간병보험 등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의 올 1분기 건강·상해보험의 연납화보험료(APE)는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반면 종신보험은 14% 늘어난 데 그쳤다. APE는 월납, 분기납, 일시납 등 모든 납입의 보험료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지표다.

포화상태에 이른 종신보험 시장에 고령화·저출산 기조로 인구감소가 심화되면서 새로운 고객 유치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보험금이 반드시 지급되는 상품이다 보니 높은 사업비가 부과돼 보험료도 높게 책정된다”며 “젊은 고객들의 경우 당장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실속 보험 등을 선호하는 추세라 종신보험의 인기는 점점 시들어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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