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율 내려갔는데 관리·물류비 상승 이유로 가격 인상”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SPC삼립의 빵 가격 인상이 부당하다는 소비자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SPC삼립은 관리비와 물류비가 늘어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으나 매출원가율이 오히려 낮아졌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SPC삼립인 빵 가격 인상 근거로 든 관리비와 물류비 인상은 소비자가 공감 못한다”고 밝혔다.

SPC삼립은 지난 10일부터 일부 빵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대상은 123종으로 SPC삼립 전체 빵 제품(678종) 중 약 18%에 해당한다. 평균 가격인상폭은 6.9%다.

‘실키크림빵’이 1천원에서 1천100원으로 10.0% 올랐고 ‘치즈후레쉬빵’이 3천800원에서 4천원으로 5.3% 인상됐다. ‘아이스콜드브루 롤케익’은 기존 가격이 4천500원이었으나 2.2% 올라 4천600원이 됐다.

SPC삼립 관계자는 “관리비, 물류비 상승 등 가격인상 요인을 최대한 감내해 오다가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더 좋은 품질의 제품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하지만 SPC삼립의 근거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물가감시센터는 보도자료에서 “2017년 식품유통연감보고서에 의하면 SPC삼립의 국내 양산 빵 시장점유율은 71%로 빵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1천원 한 장으로 사 먹을 수 있는 국민 빵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물가감시센터는 이어 “SPC삼립은 2014년과 2015년에 이미 두 차례 가격을 인상해 2016년 매출이 1조536억원으로 증가하고 매출원가율은 74.9%로 감소해 영업이익 290억원, 2.8%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SPC삼립은 지난 2014년 2월 전체 빵의 25%인 175개 품목의 판매가격을 평균 6.4% 올렸으며 2015년에는 주요 제품 중 하나인 방울떡(60개입)의 출고가를 4천50원에서 4천851원으로 13.1% 인상했다.

또 작년 5월에도 기업형수퍼마켓(SSM)과 편의점 등에 공급하는 빵 4종의 출고가격을 평균 11% 가량 인상했다.

물가감시센터는 “이번 인상의 근거로 들었던 관리비와 물류비 등이 포함된 판매관리비 비율은 지난해 2014년 대비 1.1%포인트 증가했으나 이 기간동안 매출원가율은 79.0%에서 75.9%로 3.1%포인트 감소했다”며 “영업이익률이 2.1%에서 4.1%로 약 2배 증가했다”고 비판했다.

또 “SPC삼립이 샌드스마일과 비엔에스, 밀다원, 에그팜, 그릭슈바인 등이 포함된 연결재무제표를 가격 인상 근거로 제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물가감시센터는 “기업들이 개별 원재료의 가격 추이를 알지 못하는 소비자의 약점을 이용해 손쉽게 제품가격을 인상한다”며 “이러한 가격 인상이 반복되면 소비자의 외면이나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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