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서 매출로 기준 변경 검토…업계 “T커머스에 부담”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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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정부가 홈쇼핑사들에게 걷는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산정방식 변경을 검토 중이다. 현재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는 방식을 매출로 바꾸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현재 홈쇼핑사들은 영업이익의 13%를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내고 있다”며 “기준을 영업이익이 아닌 방송서비스매출로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14일 말했다.

방송통신발전기금은 방송통신의 진흥을 위해 정부와 방송관련업체들이 조성하는 기금이다. 정부 출연금과 지상파방송사업자,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위성방송사업자, IPTV사업자, 홈쇼핑사 등이 낸 자금으로 조성된다.

홈쇼핑사들의 경우 기존 홈쇼핑회사들은 방송판매사업의 영업이익의 13%를 매년 내고 있으며 T커머스업체들도 방송판매사업의 영업이익의 10%를 출연하고 있다. 법령상 최고 징수가능 비율은 방송판매사업 영업이익의 15%이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011년 고시를 통해 이처럼 결정한 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홈쇼핑사들이 지난해 낸 기금은 573억원으로 2017년 550억원에서 4.18% 늘어났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기금 납부 기준을 방송서비스매출로 바꾸는 것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아직 법 개정안도 발의되지 않은 상태로 (홈쇼핑)사업자 의견을 듣는 중”이라고 말했다.

기금 산정방식이 영업이익에서 매출로 바뀌면 현재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T커머스업체들에게 부담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거래액 기준 T커머스업계 1위인 K쇼핑마저도 지난해 매출 1천432억원을 기록해 2017년(1천75억원) 대비 33.2% 증가했지만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으며 2위인 신세계TV쇼핑과 SK그룹 계열사 SK스토아도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기존 홈쇼핑사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공영홈쇼핑과 T커머스들은 적자를 보고 있다”며 “하지만 기준이 매출로 바뀌면 적자를 봐도 무조건 기금을 내야 돼 이들 업체에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도 나지 않는 구조에서 무조건 기금을 내야한다는 것은 부담”이라며 “T커머스는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5년밖에 되지 않았고 IPTV사업자들은 10년 뒤에나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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