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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용 칼럼] 사나와진 시장의 말본새
권희용  |  nw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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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2  15: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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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사람과 사람의 의사를 소통하는 말이, 문제를 일으키는 단초가 되는 예는 허다하다. 오죽했으면 예로부터 말 한마디가 화를 자초한다고 했을까. 오가는 말이 고와야 집안과 마을과 나라가 편안해 진다는 말이다. 자중자애의 첫째는 말조심에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더 그렇다. 고객을 맞이하는 말단 종업원에게 그래서 말조심하는 법부터 가르친다. 장사가 잘되는 이름난 노포(老鋪)의 말단 종업원은 말본새부터 다르다. 일본의 예의범절은 유별나다. 특히 고객과의 내왕이 잦은 업소종업원들의 행동거지는 우리네 그것과 크게 다르다.

우리풍습과는 거리가 있어 처음 경험한 이들은 ‘너무 간사하다’고 한다. 간사하다는 표현은 나쁘다는 평가에 다르지 않다. 그런데 뒤돌아보면 싫지는 않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의 상술이 대단하다고 들러댄다. 이를 두고 외국의 반응은 다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인도, 중국인들의 반응은 우리와 달랐다. 그들은 ‘그래서 일본이 패전국에서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마다하지 않는다.

우리는 흉부터 봤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칭찬부터 했다. 그들은 일본의 저력이라 했고, 우리는 일본의 취약점으로 여겼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한강의 기적’ 기저에는 일본으로부터 배운 에너지가 미국 다음으로 크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들의 말솜씨는 공교롭다. 우리와 비교하면 더욱 그러하다. 남을 기분 나쁘게 하는 예가 거의 없다. 그에 비해 우리는 몇 마디 주고받지 않아 속내를 드러낸다. 주장이 강하다. 그것을 우리는 개성이 강하고 솔직하다고 긍정적으로 치부한다.

결국 오가는 말본새가 사납다 싶더니 이제는 감정 섞인 속내를 가감 없이 뱉어내는 처지에 이르렀다. 나라형편이 옹색한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불구하고 오가는 말이 놀랍도록 사나워지고 있다.

한일관계의 외교적 갈등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심각한 집안형편을 말로써 하는 말이다. 말에 이미 책임이 없어진지 오래다. 위정자들의 말이 덮어씌우고, 모함하고, 핑계대고, 거짓말하고, 이간질하는 말들이 허다하다.

이러니, 상대편도 이제는 그래도 최고지도자에게만은 가려 쓰던 말조차도 갈 데까지 다갔다. 그만두란다. 나아가 ‘우리대통령 아닌 것 같다’던 말이 이제는 ‘저쪽사람’이라는 표현도 서슴없이 하기에 이르렀다.

흥정을 하다가 말싸움으로 번지더니 이제는 물건을 집어던지고 나아가 멱살을 잡고 흔드는 단계에 이르렀다. 말이 빚은 참사가 이에 이른 것이다.

구경꾼들이 나설 판국에 이르렀다. 갑과 을의 이성적 판단 단계가 이미 아니다. 군중에게 잘잘못을 묻는 지경에 놓인 것이다. 누구의 잘못인지 혹은 잘못 자체가 아닌지 부터 따지고 있다. 생각의 범주와 사안의 관례적 기준이 있다. 이른바 역사에 대한 인식적 사례 말이다.

시장바닥이라고 이런 일이 없지 않다. 그럴수록 시장만이 갖는 기준과 판단준거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 집엔 안 간다’가 가장 큰 형벌이다. 결국 소문이 폐점에 이르게 된다. 시장의 형벌인 셈이다.

제왕은 백성을 하늘처럼 섬기지만,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섬긴다. 경제 제대로 못하는 제왕을 징치하는 말이다. 아직도 낡은 이념의 시대에 매몰돼있는 허깨비들을 두고 하는 말이기도 하다. 말본새의 최종국면이 이렇다.

백성의 먹을 것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자가 제왕노릇 올곧게 한 턱이 없다, 오늘의 소리가 아니다. 대대로 이어져 온 역사의 기록이다.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시장의 준엄한 책망이다. 말이 사나와졌다는 피할 수 없는 증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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