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적격자’ 한화역사에 전국 매출 1위 매장 운명 달려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 있는 서울역. <사진=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 있는 서울역.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롯데마트 서울역점이 내년에 문을 닫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임대사용권 획득이 유력한 한화역사가 롯데쇼핑에 건물을 재임대할지 아직 결정할지 못한 탓이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전국 롯데마트 중 매출 1위 매장이다.

11일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현재 롯데마트 서울역점이 영업 중인) 구 서울역 상업시설 입찰에 한화역사가 단독으로 입찰했고 지난 7일 적격자로 선정했다”며 “한화역사가 가격입찰에 예정가(77억5천만원) 이상만 써내면 낙찰자가 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역 상업시설에는 롯데아울렛과 롯데마트가 들어서 있다.

두 곳 모두 건물 소유권은 정부에 있고 임대사업권은 한화역사가 갖고 있지만 롯데쇼핑이 재임대를 받아 사용 중이다. 이중 서울역 롯데마트의 시설임대기간이 올해 말 만료된다.

이 매장의 임대기간은 당초 2017년 말까지였지만 입점업체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계약기간이 2년 연기됐다.

이에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은 서울역 롯데마트 건물을 임대해 사용할 새로운 민간사업자를 지난달 초부터 모집했으며 한화역사가 단독으로 참가해 지난 7일 적격자로 선정됐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2004년 문을 연 곳으로 연매출 1천500억원을 올리고 있다. 전국 롯데마트 중 매출 1위 매장이다.

서울의 관문인 서울역이라는 상징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고객도 많아 해외 홍보 효과도 뛰어나다. 롯데쇼핑으로서는 여러모로 놓치기 아쉬운 매장인 셈이다.

또 임대기간도 기존에 최대 10년(5+5년)에서 20년(10+10년)으로 늘어나 사업안정성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구 서울역 상업시설 낙찰이 유력한 한화역사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한화역사 관계자는 “롯데마트로 영업을 할 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화역사가 직접 백화점이나 마트, 아울렛 등을 열거나 롯데쇼핑 아닌 다른 업체에 재임대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서울역 주변 시장상인들과 상생계획안을 새로 합의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탓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갤러리아를 통해 서울역에서 콩코스라는 중저가 백화점을 운영했지만 수익성 저하로 2012년 사업권을 롯데에 넘긴 경험도 있다.

한화역사는 또 이번 입찰에서 자체적인 유통사업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계속 영업을 한다면 상인들과 상생계획안을 합의할 필요가 없지만 한화역사 등 다른 업체가 매장을 연다면 (새로 합의가 필요한) 대규모 점포 등록을 해야된다”며 “한화역사는 입찰신청서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을 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철도시설공단이 입찰을 연 주체이고 롯데쇼핑이 입찰에 참가한 것이 아니다”라며 “여기에 한화역사가 낙찰자로 확정된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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