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특성에…시간·일·월 단위 등 보장기간 ‘다양’
보험硏 “국내도 긱 근로자 위한 상품 준비해야”

<자료=보험연구원>
<자료=보험연구원>

[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세계적으로 긱(Gig) 경제가 확대되면서 근로형태가 유연한 긱 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보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생활밀착 서비스를 중심으로 긱 경제가 확대되고 있어 향후 긱 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보험상품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긱 경제는 디지털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우버(미국 승차공유 플랫폼), 딜리버루(영국 음식배달 플랫폼), 업워크(미국 전문프리랜서 플랫폼) 등이 대표적인 예다.

긱은 1920년대 미국 재즈공연장에서 필요에 따라 즉석으로 연주자를 섭외했던 형태에서 유래한 것으로, 근로자가 하나의 단체에 소속돼 일하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유연하게 노동을 공급하는 형태를 말한다.

국가별로는 긱 경제가 미국, EU 등에서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EU 국가에서는 생산가능인구의 20~30%(약 1억6천200만 명)가 긱 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미국에서는 향후 5년간 긱 근로자 수가 연평균 2.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긱 경제가 확대되면서 최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유연하게 노동을 제공하는 긱 근로자의 특성에 맞는 보험상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긱 근로자를 고용인이 아닌 독립계약자로 간주함에 따라 긱 근로자는 개인적으로 보험상품에 가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배송 및 운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긱 근로자의 경우 근무시간 중 사고 발생 시 제3자에게 입힌 손해를 배상하기 위해서 배상책임보험 상품이 필요하지만, 보험상품은 일반적으로 보험기간이 1년 이상이므로 긱 근로자들에게 보험료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은 이와 같은 긱 근로자의 보험 수요를 기회로 인식해 온라인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맺고 특정 분야의 긱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Verifly(뉴욕 인슈어테크 스타트업)는 예술, 뷰티, 청소, 컨설턴트, 건축, 운동 등 다양한 산업분야의 긱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배상책임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긱 근로자가 어플리케이션으로 직업, 보장한도, 보장기간(시간, 일, 월 단위 등), 추가 보장항목 등을 선택하면 실시간 보험료를 바탕으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ZEGO(런던 인슈어테크 스타트업)는 음식배달 플랫폼과 제휴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긱 노동자를 대상으로 시간 단위의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ZEGO 어플리케이션이 음식배달 플랫폼과 연동돼 있어 긱 근로자가 플랫폼에 로그인하고 일을 시작하면 자동으로 보험상품에 가입되는 근로시간 연동(Pay-as-you-work) 보험이다.

Tapoly(런던 인슈어테크 스타트업)는 웹 디자이너, 작가, 사진기사, 컨설턴트 등의 전문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일 단위의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문혜정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생활밀착 서비스를 중심으로 긱 경제가 확대되고 있어 향후 긱 근로자 맞춤형 보험상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보험회사는 이로부터 파생되는 새로운 기회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우버이츠’ 음식배달서비스, ‘미소’ 홈클리닝 서비스 등 생활밀착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확대를 바탕으로 긱 근로자의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우버이츠’의 경우 배달에 활용하는 개인 운송수단(자동차, 오토바이)의 보험가입증명 서류를 제출해야 드라이버로 등록할 수 있다.

문 연구원은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및 플랫폼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판매채널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플랫폼 어플리케이션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긱 근로자의 특성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한 맞춤형 보험상품을 설계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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