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운항횟수·슬롯 제한에 한계 있”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사진=연뉴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사진=연뉴스>

[현대경제신문 박준형 기자] 중국 항공사들이 국내에서 항공권 할인판매 등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도 운항횟수와 공항 슬롯이 제한적이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5일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항공사의 국내 진입이 확대되면서 중국 항공사의 저가공세를 우려하는 시선이 있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며 “외항사라 가격이 좀 더 저렴할 수는 있겠지만 운항횟수와 공항 슬롯의 제한 때문에 국내 항공사를 위협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국 항공사와 국내 항공사가 비슷한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고수익 노선이 많은 중국행 노선이 많아진 만큼 수익성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국 항공사들이 국내 항공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는 저가 공세 가능성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자국 항공사에 2조2천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지원금을 꾸준히 늘려온 만큼 올해도 지난해 보다 많은 보조금을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곧 중국 항공사들이 많아진 한국-중국 간 항공편에 낮은 가격까지 앞세워 국내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항공편 증편 규모가 시장을 잠식할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중국 노선의 경우 LCC들에게 사실상 처음 분배된 것으로 중국 시장이 수요가 많은 노선인 만큼 기대감이 크다”며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 향상은 호재”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내에 들어오는 중국인 수는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연평균 29%씩 증가했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48.3% 감소했지만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제한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풀리기 시작하면서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4.9%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종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이 동일한 횟수의 운항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가공세의 유인은 적은 편”이라며 “한국이 중국인이 선호하는 여행지역임을 감안하면 제한된 공급량에서 중국인 관광객 증가는 안정적 수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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