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정부의 경제운용에 국민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조금만 더 기다리면 좋아질 거라고 했다. 대통령을 비롯한 당국자들도 그렇게 우겼다. 그럭저럭 4월도 가고 5월도 넘겼다. 그러다가 올해도 본격적인 중반에 접어들었다.

더 이상 이 정권을 지지했던 국민도 나라경제에 대한 변명을 할 핑계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처지가 됐다. 대통령도 더 이상 말문을 닫고 있다. 해서 국민은 더 답답하다.

듣고 싶어도 아예 참는 게 더 좋을 거라는 소리도 들린다. 대통령의 경제에 대한 인식을 거의 무시하는 측이 더 그렇다. 그러면 보좌진이라도 달라야 한다. 그런데 똑같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나라경제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겠냐는 지적이다.

경제는 점점 미궁으로 밀리고 있다. 오만잡것에 가려져 더 혼란에 빠져있다. 난데없이 화폐개혁이 임박했단다. 달러화 폭등에 이어 부자들의 매입 소문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런 것 부추기기 좋아하는 것들이 다투어 소문을 사실화하기에 급급하다.

서민들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것들이다. 소위 심리경제에 오직 어두운 불안만 가중될 뿐이다. 이미 오래전 침잠에 빠진 시장은 한적하다 못해 막막할 뿐이다.

있는 자들이 숨겨놓은 돈을 들춰내기 위한 개혁이란다. 화폐 단위가 너무 높아 달러나 엔화와 비슷하도록 하기 위한 개혁이라는 말도 들린다. 이보다 더 뒤숭숭한 소리소문이 시장에 파다하다. 그것으로 정권 연장을 모색할게 보인다는 소문이 그렇다. 찬성한다는 소리보다 반대한다는 소리가 크단다.

그래서 당국도 모른척할 거란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다시 들춰낼 거라고 점쟁이 손금 보듯 온갖 설이 골목을 누비고 있다. 그러니 장사도 안 되는 판에 심사만 뒤틀린 상인들은 오늘도 나라 욕을 입에 붙이고 산다.

어쩌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 나라에는 시위가 일상이 돼버렸을까. 멀쩡한 정권 끌어내리고 입맛에 맞는 세상 만들었다던 민노총도 다시 본업(?)에 들어갔다. 소문난 대기업 정문마다 그들의 붉은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문 닫아걸고 투쟁하겠단다. 속으로 곯아터진 기업 살리겠다는 업주 측에 반기를 또 들었다. 연봉 억대가 넘는 노조원들이 권력질(?)한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이들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그럴수록 강경노조는 기세가 당당하다. 나라 안 어느 도시보다 잘 산다는 시장도 노조 편들겠다고 삭발을 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이게 나라냐고 일갈하는 사람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탄핵정권시절 듣던 목소리다. 민생이 팍팍한 탓이 가장 크다. 그 원인을 열거할 게재가 아니다. 온통 맘에 들지 않는단다.

자유민주주의 나라의 시장은 공정거래가 중요한 가치이다. 그것을 무시된다는 것은 정권이 무언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의 기준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 의중을 무시한 처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적폐를 거둬내야 한다. 이 정부가 잘한 것 가운데 우선이 적폐를 거둬내는 것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해도 너무한다는 손가락질 받으면서 아직도 하고 있다. 바로 그런 적폐와 똑같이 지난 2년간 이 정부의 정책적 실패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집권자들 중에는 간혹 있을 수 있겠지만 그들도 어느새 잠잠하다. 대통령도 그들 중 하나이리라. 그러면 전면 수정하면 그만이다. 머뭇거림이 안타깝다. 정권을 더 버텨 나가야할 그들이 아닌가.

전제해야 할 일이 있다. 나라경제의 기둥에 낀 걱정거리부터 청소해야 한다. 강성이라는 노조문제부터 거둬낼 빗자루를 움켜쥐어야 한다. 공급자와 소비자의 공정거래가 자유로워야 한다. 경제심리의 추이를 눈치 볼 때가 이미 지났음을 모를까. 정권의 의무이다. 시장의 채무자가 아닌가.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