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특수소재 작년 내부거래비율 100%…에이텍 49%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애경그룹이 장영신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을 많이 갖고 있는 비상장사에 상당한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애경그룹은 이번달 중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 지정돼 일감 몰아주기 해소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특수소재는 지난 29일 ‘대규모기업집단 소속회사에 대한 현황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148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한국특수소재는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과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회사로 애경그룹 오너 일가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50%인 곳이다.

장영신 회장과 장 회장의 차남인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 삼남인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 장녀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이 각각 5%씩 20%를 갖고 있고 장 회장의 오빠인 고 장성돈 전 애경유지 사장의 둘째 아들 장인원씨와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장남인 채정균씨도 0.0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또 애경그룹 오너 일가 지분이 49.89%인 에이텍이 11.95%, 애경그룹 계열사 에이케이아이에스도 10%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 지분 50%는 일본 회사인 JSP의 소유다.

한국특수소재의 지난해 매출은 모두 애경그룹 계열사인 코스파에서 나왔다. 코스파는 화학물질 제조업체로 지분율이 한국특수소재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곳이다. 한국특수소재는 이곳에 발포 폴리프로필렌(EPP)를 공급하며 실적을 올렸으며 이 같은 내부거래 비율은 2014년 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애경그룹의 또다른 계열사 에이텍도 지난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내부거래로 채웠다.

에이텍은 포장용 플라스틱 제조업체로 지난해 매출 631억원을 기록했으며 이중 49.9%인 315억원을 애경산업과 애경피앤티로부터 거둬들였다. 모두 수의계약이었다.

에이텍은 장 회장과 채형석 총괄부회장, 채동석 부회장, 채승석 사장이 지분 49.89% 보유한 곳이다.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28.66%로 가장 많고 채동석 부회장(17.91%), 채승석 사장(3.32%), 장 회장(0.11%) 순이다.

나머지 지분도 윤광호 에이텍 사장이 보유, 특수관계인 지분이 100%에 이른다. 에이텍 역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내부거래 비율이 최저 48.9%, 최고 62%에 이른다.

이처럼 높은 내부거래는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다. 애경그룹은 자산총액이 5조2천억원으로 지난 15일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총수일가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다.

일감 몰아주기란 같은 그룹의 특정 계열사가 또다른 계열사의 제품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해 해당 회사의 실적에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주로 대기업 오너 일가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비상장사가 이 같은 형태로 외형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의 성장 기회를 박탈하고 오너 일가에게 부당이득을 제공하는 사례가 빈번해 지난 2013년 이를 금지하는 법률이 제정됐으며 지난 2015년 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현재 공정위는 총수일가 지분이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이면 해당 회사를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다만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미만인 동시에 수혜기업 전체 매출의 12% 미만이면 실질적인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덕분에 채은정 부사장과 채 부사장의 남편인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가 지분 85.25%를 보유한 광고대행사인 애드미션도 지난해 매출(101억원)의 14%인 14억원을 올렸지만 실질적인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계열사간 거래도 시세대로 하고 있다”며 “이번에 공시대상기업집단 들어가면서 이런 부분들을 원칙대로 준수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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