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RBC비율…재무건전성 개선 시급
퇴직연금 리스크 확대 반영…유상증자 ‘고삐’

 
 

[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롯데손해보험을 품에 안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자본확충 과제도 떠안게 됐다.

롯데손보는 금융당국 권고치를 웃도는 저조한 지급여력비율(RBC) 등 재무건전성 개선이 시급한 상태다. 내달부터 RBC비율에 확대 반영될 롯데손보의 퇴직연금 리스크를 감안하면 자본확충의 고삐를 죌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 매각 우선협상대자인 JKL파트너스가 롯데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지난 24일 체결했다. 최종 인수 금액은 3천734억이다. 지난달 19일 롯데손보 본입찰 당시 제시한 4천300억원 보다 600억원 가량 줄었다.

업계에서는 JKL파트너스의 이번 인수를 두고 성공적이라는 평이 우세하다. 롯데그룹이 JKL파트너스에 제공키로 한 계약 조건이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를 운용하기에 이점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롯데그룹은 ‘롯데’ 상호명을 매각 후 5년(2024년까지)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또 매각 후 JKL파트너스와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담보로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손보의 지분 5%도 남기기로 했다. JKL파트너스 역시 5년간 고용안정 보장을 약속했다.

그러나 롯데손보의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자본확충은 JKL파트너스의 과제로 남았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RBC)은 163.16%다. 이는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바로 지급할 수 있는 자산 상태를 나타낸 것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RBC비율이 100% 미만으로 내려갈 경우 금융 당국의 시정 조치 대상이 된다.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위해 RBC비율의 중요성은 더욱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IFRS17 도입시 보험 부채가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변경됨에 따라 보험사들의 요구자본도 늘어날 전망이다.

퇴직연금 리스크로 인한 RBC비율의 추가 하락도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의 신용·시장위험을 RBC 비율에 반영하도록 지난해 6월 규정했다. 현재 35%인 리스크 적용 비율은 6월 70%, 내년 6월엔 100%로 확대된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자산(6조6천억원)은 손보업계 2위로 자사 전체 자산(14조2천억원)에 약 46%나 차지하고 있다.

유상증자 외에는 롯데손보의 자본확충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여러 신용평가사들이 롯데손보의 장기신용등급을 하향·부정적 검토대상에 올린 탓이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등 자금조달 금리가 올라 비용부담도 커진다. 이에 JKL파트너스는 3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이 사모펀드에 인수 될 시 회사 고유문화가 훼손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 통상 구조조정도 불가피 하기 때문에 인수 후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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