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FSC와 LCC의 실적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FSC의 부진이 2분기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대한항공의 A380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올해 1분기 FSC와 LCC의 실적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FSC의 부진이 2분기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대한항공의 A380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현대경제신문 박준형 기자] 2분기에도 국내 대형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의 실적이 유가, 환율 상승 영향으로 부진할 전망이다. 

23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천190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초 1천110원가량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7.2%가량 올랐다. 지난 17일에는 종가 1천195.7원을 기록하며 2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항송사들의 경우 항공기와 항공유 구입 등을 달러로 하기 때문에 외화지출이 많고 외화차입금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환율이 상승할 경우 수익성은 저하된다.

특히 보유항공기의 대부분을 임대로 사용하는 LCC(Low Cost Carrier, 저비용항공사)보다 FSC에 더 큰 영향을 준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의 분석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변동할 경우 연간 790억여원의 외화평가손익과 300억원의 현금 추가유출이 발생한다.

지난 1분기 대한항공의 외화차입금은 약 2조4천363억원으로 약 1천470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560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을 기록했다.

유가도 상승하고 있다.

1분기 배럴당 평균 54달러를 기록했던 국제유가(WTI)는 지난 3월말부터 상승세로 전환했으며 4월 이후 지속적으로 배럴당 평균 6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유류비는 항공사 매출원가의 약 20~40%를 차지해 항공사 실적 및 재무부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항공유가가 1달러 상승 때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유류비 부담이 각각 330억원, 180억원 씩 늘어난다.

지난 15일 실적을 발표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6.2%, 89.1%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양사 모두 적자전환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일등석 폐지, 운임인상, 구조조정 등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LCC들과의 경쟁 심화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유가·환율로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FSC들의 부진 속에서 LCC들은 비용절감과 부가사업 증대 등으로 선방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의 영업이익이 하락했지만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과 에어서울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국토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진에어도 영업이익이 4% 감소하는데 그쳤다.

한신평은 “LCC의 국제여객시장 분담율이 30%를 넘어선 가운데 지난 3월 국토부가 3개의 신규 항공사가 면허를 발급 받았다”며 “기존 LCC의 공격적인 투자와 영업확장, 신규 LCC 진입, 한중 항공협정 이후 중국 노선 경쟁확대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경쟁심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항공사 경쟁심화 및 유가, 환율, 항공수요 등의 변동으로 실적이 저하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하방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가와 환율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이는 LCC에 비해 규모가 큰 대형항공사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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