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보험 감액기간 축소 및 일반보험 확대
1분기 실적 개선…“김용범 전략 통했다”
단기적 외형 성장에만 치중했다는 지적도

 
 

[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메리츠화재가 올 들어 공격적인 영업 행보를 보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1분기 실적이 개선된 메리츠화재가 치아보험 감액기간 축소, 일반 보험 확대 등으로 공격적인 영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이번 실적 개선을 두고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사진)의 공격적인 영업 전략이 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간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 보장을 파격적으로 확대하며 업계 주목을 받아왔으나, 그에 따른 손해율 악화 우려 등도 제기되곤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기적 외형 성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부실한 소비자보호 지표 등 내실 다지기에는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리츠화재가 ‘치아보험 이목구비’의 임플란트, 틀니 등 보철치료에 대한 감액기간을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축소했다. 감액기간이란 가입자들의 도덕적해이 등을 방지하기 위해 가입 후 일정 기간 동안 보험금을 축소 지급하는 기간을 말한다.

재식립 임플란트 보장도 추가했다. 재식립 임플란트는 기존 임플란트를 제거하고 동일 부위에 다시 식립하는 치료다. 통상 임플란트의 평균 수명은 10년으로 알려졌다.

장기인보험에 주력해오던 메리츠화재는 최근 일반보험도 확대했다. 일반보험은 보험계약 기간이 1년인 상품을 말한다.

지난 20일 출시된 ‘오토론 대출 채무 상환 면제 보험’은 KEB하나은행 오토론을 통해 새 차를 구매한 대출자가 대출일로부터 1년 안에 다른 자동차와 교통사고(대출자 과실 50% 이하)가 발생할 경우 대출금의 일부를 면제해주는 상품이다. 오토론 관련 상품 출시는 보험업계 최초다. 오토론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설계사 시책비 확대는 물론 치매보험, 펫보험, 치아보험 등의 보장을 파격적으로 늘리며 업계 이목을 끌어왔다.

경증치매보장을 대폭 확대한 치매보험으로 치매보험 경쟁의 불씨를 당기기도 했으며, 손해율이 높다고 알려진 슬개골 탈구를 보장하는 펫보험을 출시하며 펫보험 시장을 선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메리츠화재의 공격적인 영업을 두고 업계에서는 손해율 악화 등의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 1분기 수익성이 주요 손보사 중 유일하게 개선됐다는 등 점으로 비춰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공격 영업 전략이 주효했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1분기 당기순익은 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3%, 27.1%, 10%, 22.8%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단기적 외형 성장에만 치중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민원 건수, 보험금 부지급률 등 소비자보호 지표가 부실하다는 이유에서다.

메리츠화재의 보유계약 10만건 당 민원 건수는 올 1분기 기준 7.91건으로 상위 5개 손보사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보험금 부지급률도 1.61%로 손보업계 평균치(1.454%)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메리츠화재의 성장세를 보면 김용범 부회장의 공격 영업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임기 내에 눈에 띄는 성과를 뽑기 위해 외형 성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내실 다지기 등에는 미흡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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